“150억 투자 중부권 최고 수목원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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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억 투자 중부권 최고 수목원 건설”
  • 안태희 기자
  • 승인 2009.07.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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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희 동보건설 대표, 대청호 주변 설립 희망
분재등 수만 점 보유...군유지 매입여부 관건

지역의 한 건설인이 자신이 20년간 가꿔온 1000여주의 분재와 1만여개의 민속품을 시민들과 공유할 수목원을 청주근교에 설립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 동보원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0년간 청주근교에서 ‘동보원’(東寶園)이라는 수목원을 운영해온 이두희 동보건설 대표. 이 대표는 지난 1991년부터 청원군 가덕면 인차1리에 5300여㎡ 규모의 동보원을 세우고 진귀한 수목들을 키워오고 있다.

동보원에는 그동안 남모르는 세월을 함께한 수령 200년의 쥐똥나무, 황피느릎나무, 황피단풍, 홍도화 등 1천600주의 분재가 자리잡고 있다. 분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 보면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아름답고, 진귀한 ‘작품’들이 즐비하다.

특히 한 그루에 10억원대를 호가하는 향나무와 분에서만 23년간 키운 담쟁이덩쿨도 있는 등 재산적 가치만 수십억원대에 이른다.

부모가 돌아가신 이후에 장례식장을 하기 위해 나무를 키워온 소박함이 어느새 수목원이 비좁을 정도의 ‘희귀품 전시장’이 되어버렸다. 또 고향인 보은군에는 수백그루의 정원수가 크고 있다.

대청호옆 군유지 ‘적격’
이에따라 이 대표는 최근들어 생각을 바꾸고, 소장품들을 시민들과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이 대표의 생각은 청원군 지역, 특히 대청호 주변에 6만 6000㎡ 규모의 수목원을 짓고 싶다는 것이다.

   
▲ 이두희 대표가 20년간 모은 맷돌들.

이 대표의 생각은 군유지를 매입할 수 있다면 총 사업비 150억원 가량을 투자해 곧바로 건설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동보원과 보은에 있는 분재와 정원수, 그리고 동보원에 소장하고 있는 민속품 1만점이면 수목원을 조성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맷돌과 다듬이돌, 석등, 문인석, 석교(石橋), 물레, 디딜방아, 우마차 바퀴, 평상 등 1만여점의 민속품을 수집했다.

문제는 군유지를 매입할 수 있는지이다. 이에 대해 청원군측도 사업타당성 여부를 검토중에 있으며, 충북도도 밀레니엄 타운내 조성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이향래 보은군수가 동보원을 방문하는 등 각 자치단체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동보원 젼경
이 대표는 “군유지를 무상으로 달라는게 아니고, 팔수 있다면 매입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사유지를 사기는 현실적으로 시간과 비용문제가 크고, 공익적인 측면이 강한 사업이기 때문에 공공용지를 매입해 조성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대표는 또 “돈을 벌겠다고 수목원을 하는게 아니어서 괜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라면서 “20년 가까이 키워온 나의 분신과 같은 나무들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자는 게 취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청호옆에 수목원이 조성될 경우 제주보다 훨씬 나은 수목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중부권에서 가장 품격있는 수목원으로 조성할 수 있으며, 이 수목원이 청원지역 관광활성화에도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청권에는 10여개의 수목원이 있으나 충북에는 미동산 수목원등 2~3개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수요가 많아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구.원주 수목원 경쟁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저탄소 정책이 강력하게 펼쳐지고 있는데다 ‘생태 수목원’으로 조성될 경우 어린이들에 대한 교육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 동보원 분재

원주시의 경우 오는 2013년까지 문막읍 동화리 일대 163㏊에 ‘생태 수목원’을 조성, 탄소 흡수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관광휴양시설로 만들어 수도권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을 확정했다.

국비 30억원 등 모두 96억원을 들여 오는 2013년 완공할 예정인 생태수목원에는 습지 생태원을 비롯해 초본 식물원, 야생화 관찰원, 탐방로 등을 설치해 일반 수목원과 차별화된 친환경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또 대구 동구의 경우는 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술림 100만㎡를 팔공 수목원으로 조성키로 하고 대구시와 산림청, 경북대와 협의 중이다. 동구는 이 수목원에 연구동을 조성해 연구.학술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대구에는 2002년 달서구 대곡동에 문을 연 대구 수목원(57만 4200㎡)이 있으나 방문객이 많아 포화상태다.
<사진설명> 청원군 가덕면에서 동보원을 만든 이두희 동보건설 대표가 청원군에 고품격 수목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동보원 내부

“어깨에 철심만 5개...인생의 보람”

이두희 대표 20년 ‘나무인생’

이두희 대표가 20년 가까이 조용하게 수목원을 가꿔온 사실은 극소수만 안다. 동보원이 외부인에게 공개된 것은 불과 3년전 일이다. 외부인에 대한 공개도 자신에게 직접 연락을 해온 사람에 국한된 것이어서 지금도 폐쇄상태라고 보는게 맞다.

   
▲ 이두희 동보건설대표

해고(海高) 이상록씨의 아들인 이 대표는 젊을 때 가졌던 정치에 대한 꿈도 버린채 나무를 키우는 일에 열중했다. “나무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라는게 이유다.

그는 전국 공사현장을 다니면서 나무와 돌, 민속품을 모았다. 대개 무거운 것들이어서 들었다가 놓았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깨 인대가 늘어났다. 결국 3년전에 오른쪽 어깨에 철심 5개를 박는 대수술을 하기에 이른다.

왜 그가 상처투성이 몸을 이끌면서도 물 한번 주는데 4시간씩 걸리는 이 일을 하고 있을까. 이 대표는 “나이들면서 남는게 무엇이 있겠는가. 또 누가 나를 찾아와줄 것인가. 20년 세월이 흘러 이정도로 만들어놓고 나니까 주변에서 찾아오니 보람도 느끼고, 삶이 더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은행 빚이 없고, 현금으로 대금을 주는 회사운영방식으로 유명한 그는 동보원의 ‘자식’들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경기도나 강원도지역에서도 땅을 제공하겠다는 곳이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면서 “고품격의 수목원을 지역에 만들어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내 인생에 더 큰 보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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