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병원, 신종플루 온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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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병원, 신종플루 온상 우려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9.09.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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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병원서 간호사 확진판정… 우려 현실화 '초긴장'
진찰-투약 일원화 격리병원·전염병관리체계 점검 시급

   
▲ 보건당국의 거점병원 지정제도가 신종플루 확산을 오히려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최근 일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 점염병 관리체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신종플루 거점병원과 약국이 오히려 확산을 가져온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충북 도내 전염병 관리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도는 지난달 28일부터 신종플루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치료를 받아오던 한 거점병원의 간호사가 31일자로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거점병원이 2차 감염의 온상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일단 충북도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국가재난사태에 대비한 전염병 관리체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도는 지난달 21일부터 신종플루 대처에 대한 역할분담에 들어갔다. 일단 개학에 들어간 학교와 학원의 집단발발을 예방하는 업무는 보건당국(관할 보건소 등)이 맡고 일반인 의심환자 등은 민간의료기관에서 맡게 된 것.

그런데 바로 이 거점병원과 거점약국이 오히려 2차 감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도는 1차로 21개의 거점병원과 19개의 거점약국 등 40개의 의약기관을 지정해 공개했다. 문제는 의심환자가 확진판정을 받기까지 의사의 처방에 따라 거점약국을 찾아 타미플루를 투약받기까지 2차 감염을 예상치 않았다는 점이다.

보건당국 비공개 거점약국 등 늘려
특히 거점약국 등으로 공개 되면서 손님들이 약국 방문을 꺼리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까지 했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거점 의약기관을 55개소까지 늘리는 방안을 내어 놓았지만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여기에 거점 병원들조차 격리병실과 진료실을 급하게 준비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심지어 어느 병원은 콘테이너 박스로 임시 진료실을 마련하거나 창고로 쓰던 곳을 진료실로 급하게 꾸미기까지 했다. 그나마 국가 비상사태를 대비해 신고 된 병실을 비워 놓은 병원들은 손쉽게 격리병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지침이 수시로 바뀌면서 거점병원들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의심환자의 2차 감염을 우려해 처방전을 팩스로 거점병원에 보내도록 했다. 하지만 평소 의약연계가 되어 있지 못한 병의원들은 이 같은 지침을 따르기도 번거롭긴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특히 대부분 거점병원들이 신종플루 진단기(RT-RCP) 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충북 보건환경연구원의 확진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사의 임상경험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고 1주일 이상을 기다리다 보니 환자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환자들은 적게는 3만원∼13만원 상당의 검사비용에 30만원 안팎의 입원치료비까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 특히 이는 거점병원 대부분이 2·3차 의료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의료수가가 높았기 때문.

신종플루 분담…시민에 검사비 전가
실제 한 환자는 "보건소에선 검사비용이 무료라고 했는데 일반병원의 경우 검사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며 "부실한 전염병관리체계를 갖춘 정부가 국민에게 부담을 떠 넘기는 듯해 불쾌했다"고 꼬집었다. 한 거점병원 관계자는 "국가 재난사태가 선포된 것이 아니어서 예비병실을 추가로 준비하다 보니 어려움이 컸다"고 밝혔다.

거점병원 한 관계자는 "이에 따라 음압시설을 갖춘 충북대병원이나 청주의료원처럼 진찰에서 투약까지 제대로 된 격리치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거점병원이 하루빨리 지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충북도 신종플루대책팀 배상희 팀장은 "행정부지사를 본부장으로 56명의 신종플루대책반을 꾸려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오는 2일엔 민·관 대응 인플루엔자 합동대책반도 구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배 팀장은 또 "현재 민간병원에 334개의 예비병상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월 중순부터 내년 2월까지 도내 전체인구(155만명)의 26%인 40만3500명분의 백신을 확보해 의료인과 영유아, 군인 등 취약계층 부터 우선 접종할 예정이다"며 "이와 함께 항 바이러스제도 전체인구의 19%에 이르는 30만명분을 더 확보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말 현재 신종플루 확진자는 88명, 투약자는 562명으로 늘었다. 신종플루의 확산은 관련업계의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있다. 여행업계와 학원, 문화·예술 공연업계는 파리가 날리고 손 세정품과 마스크 제작업체는 매출이 2배 이상 증대됐다. 또 만성 호흡기 환자가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도내 병의원들 사이에 폐렴구균 백신(세균성 질환)까지 동이 나는 기이현상까지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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