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신종플루 대유행하면 6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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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신종플루 대유행하면 600명 사망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9.09.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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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최악 시나리오… 4500명 입원환자 발생할수도
변종 바이러스 출현 경계… 새로운 백신 등 개발해야

   
▲ 신종플루 백신 개발에 참여한 최영기 충북대 의과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3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변이가 쉬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신종플루가 대유행할 경우 정부가 방역대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해도 최고 15만명의 입원환자와 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정부가 항바이러스, 백신 등 방역대책이 없을 경우 전체인구의 20%가 감염되고 입원환자는 20만명, 사망자는 4만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달 27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신종인플루엔자 가을철 대유행 대비 방안'이란 자료에 담긴 최악의 시나리오다.

만일 이대로라면 전체인구대비 3%의 경제규모에 이르는 충북은 600명의 사망자와 4500명의 입원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방역에 나섰을 때로 방역대책이 없을 경우 이보다 2배나 많은 1200명의 사망자와 6000명의 입원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에 대해 '저병원성'에 '고감염성'이란 분석을 내 놓고 있다. 한마디로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에 비해 치사율은 0.2∼0.5%에 불과할 정도로 병원성은 약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독감에 비해 감염속도는 4배 이상 빨라 대유행이 예고된다는 것. 

천의 얼굴 바이러스 변종출현 우려
항간에선 20세기 초 우리나라에 상륙한 스페인독감(H1N1)의 재림을 거론하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18년 조선총독부 통계연감은 당시 조선인 750만 명이 스페인독감에 감염돼 이 가운데 14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일단 이 같은 재앙이 재현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우리가 갖춘 방역체계가 세계 어느나라에 견줘 봐도 신뢰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방역체계는 1997년 조류인플루엔자(AI)와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국내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이미 입증됐다는 것.

하지만 신종플루의 위험성은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이다. 조류독감AI(H5N1)의 경우 인체를 공격할 수 없는 바이러스였음에도 변이를 일으켜 유행을 하면서 면역력이 없는 환자의 3분의1이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었던 전례가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을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조류→인간에서 다시 조류를 통해 전이되는 교차 전염이다. 특히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A(H1N1), 조류독감AI(H5N1)이 결합된 신종플루가 출현할 경우 항바이러스제와 백신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청주 무심천 철새 'AI' 재현될수도
실례로 전문가들은 가을에 날아와 봄에 돌아가는 청주 무심천의 철새 천둥오리 등은 분비물을 통해 고병원성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고 신종플루와 결합해 새로운 인플루엔자(변종 바이러스)를 유행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대 의과대 미생물학과(MRC-Center) 최 영기(40) 교수는 "바이러스는 하등 생명체로 유전정보를 대부분 RNA로 전달한다"며 "이는 사람의 DNA보다 불안정해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나고 손상을 입으면 자가치유 능력이 없어 변이된 상태로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플루엔자 유전인자는 헤마글루티닌(HA) 15가지와 뉴라미디제(NA) 9가지의 조합으로 총 135가지의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져 인플루엔자의 유형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중에서 인체를 공격할 수 있는 인플루엔자는 1918년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H1N1)과 1977년 러시아에서 유행했던 러시아 독감(H1N1)이다.

이 밖에도 H1N2, H2N1의 인플루엔자 인자와 1957년 유행했던 아시아독감(H2N2), H3N1, 1968년 홍콩에서 유행했던 H3N2의 6가지 뿐이다. 하지만 최 교수는 "조류독감(H5N1)으로 1997년 홍콩에서 6명이 사망했고 2003년 12월부터 2004년 4월까지 5개월 동안 아시아 지역에 유행해 23명이 사망했다"며 "같은해 12월엔 충북 음성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 한 사례가 있어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변종 바이러스 출현까지 대비해야"
최영기 충북대 의대(MRC-Center) 교수 신종플루 백신 개발 견인

   
▲ 최영기 충북대 의과대 미생물학과 (MRC-Center). <약력> 충남대 수의학과 석사,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바이러스학 박사, 충북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과 조교수.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과 최영기(40) 교수.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오는 11월쯤 양산에 들어갈 녹십자의 신종플루 예방백신 개발의 초기 단계인 동물실험과 효력검증 시험을 맡았기 때문.

충북대 의대 의학연구조사센터(MRC-Center)는 그동안 계절성인플루엔자(독감)와 신종플루의 면역보조제 생산을 위해 녹십자 등으로부터 동물실험 및 효력검증 시험을 위탁받아 추진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녹십자는 고려대병원 및 서울대 병원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여부에 대한 임상실험을 벌이게 된다. 효력이 입증될 경우 녹십자는 연말부터 신종플루 백신에 대한 양산에 들어 갈 계획이다.

동물실험을 추진해 온 최 교수는 일찌감치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이런 그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를 바라보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신종플루가 저병원성 고전염병으로 계절성인플루엔자(독감)의 치사율에 비해 0.5%정도 높지만 감염성(전이 속도)은 4배 이상 빠르다"며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하등 생명체로 변이가 일어나면 (고등 생명체처럼)자가 치유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변이된 상태로 살기 때문이다"며 "가장 위험한 것은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철새에서 고병원성 감염균을 분류해 실험에 응용했던 것과 1918년 스페인독감의 사례를 들며 가을·겨울철 대유행을 대비해야 함을 강조했다. 스페인 독감의 초기 치사율은 0.5% 안팎에 불과했지만 불과 몇개월 사이에 무려 25%(50배)까지 뛰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철새의 분비물에 의해 양계농가에 감염된 조류독감(AI)이 사람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다"며 "가을은 철새가 이동을 하고 이는 신종플루와 결합해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청주 무심천은 가을에 와서 봄에 북쪽으로 가는 청둥오리와 기러기 등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한편 최 교수는 "신종플루 백신에 대해 임상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된 만큼 믿어도 된다"며 "다만 내성에 대비한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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