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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노인 사망자가 적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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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노인 사망자가 적은 이유
  • 충북인뉴스
  • 승인 2009.09.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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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호 청주성모병원 내과장

   
▲ 한정호 청주성모병원 내과장
지금 유행하는 신종플루의 유전자형이 H1N1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평년에 유행하는 계절플루보다 독성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젊은층 사망자가 노년에 비해 높은 것이 의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의사협회 신종플루 대책회의에 참석한 고려의대 김우주 교수가 미국의 자료를 인용해 소개한 것을 보면 미국에서 신종플루에 대한 면역력을 조사한 결과 58년생 이상 (50대 중반 이상)의 연령에서는 30% 가량이 이미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919년 H1N1 유전형의 스페인독감이 전세계를 휩쓸고 나서 그냥 끝난 것이 아니라, 1950년대 특히 1957~1958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유행한 독감의 유전형이 H1N1형이었다는 것이다. 8년가량 유행했다고 하는데, 당시에 감염되었던 사람들은 아직까지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추정된다. 대유행기에는 인구의 30%가 감염된다는 추정도 일치하는 조사결과다. 이를 보면서 '세상은 돌고 돈다'는 격언이 새삼 든다. 해마다 찾아오는 계절플루, 지금의 유행이 끝나도 몇십년 뒤에는 다시 H1N1형이 유행처럼 찾아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지금의 신종플루로 고생한 사람들의 생존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본다. 이런 점에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나 보다. 10여 년 동안 우리를 괴롭히던 H2N3, H3N2형 등이 잠시 추춤하고 H1N1이 창궐하고는 있지만, 돌려놓고 생각하면 몇 년 뒤에는 H2N3형이 다시 대유행을 할 때는 지난 10여 년 동안 고생한 사람들이 덕을 볼 것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의 불안을 잠재웠고, 충분한 준비를 했다. 솔직히 평년의 독감으로 해마다 1만5000명의 미국인이 사망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그 2배의 미국인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는 미국인들의 자세는 배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절대적이라는 것은 세상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세상의 흐름을 인정하고, 그 흐름 속에서 유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비하여, 김치, 마늘, 한국인의 유전자 등을 운운하며 한국이 마치 신종플루의 안전지대라고 떠들어대고 무대책으로 일관해 온 일부 한국 사람들은 이제야 신종플루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금은 유행의 1파(wave)이며, 지금은 감염자도 사망자도 적다. 하지만 늦가을에 다가오는 2파(wave)에서는 분명히 사망자가 증가할 것이다. 보건당국은 지금이라도 우왕좌왕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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