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 위축되면 숙박·요식업도 연쇄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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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 위축되면 숙박·요식업도 연쇄 도미노”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9.09.3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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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영 충청북도관광협회장

청주시 내덕1동 가화한정식
“우리나라 농수산 인구가 200만이라면 관광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380만에 이릅니다. 한파나 수해로 농수산업이 타격을 받으면 재해대책기금을 푸는데 관광업이 몰살 위기에 있어도 문화관광체육부는 눈도 꿈쩍하지 않으니…”

‘명사와의 맛집토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향해 거침없이 ‘불편한 진실’을 쏟아내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래도 소화가 되지 않을 정도의 거북함은 없었다. 이상영 충청북도관광협회장의 얘기는 대안 없는 넋두리가 아니었으며, 서글서글한 눈매만큼이나 논리전개도 시원시원했다.

이 회장은 관광업의 위기에 대해 글로벌 경제위기와 환율상승도 문제지만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과민반응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하루 17명에 달하는 것에 비해 신종플루의 위험은 이와 비교도 되지 않지만 정부가 앞뒤를 재지 않고 국민들을 공포에 빠뜨렸으며 언론의 호들갑도 이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일본은 국민들을 쓸데없이 자극하지 않기 위해 언론이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며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면 종교집회는 물론이고 야구장, 축구장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막아야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업계의 이해에 지나치게 경도된 것이 아닌지’ 질문을 던지려는 찰나에 부연설명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우리만 먹고살자는 얘기가 아니다. 여행은 출발하는 순간 운수업과 연관이 있고 먹고 자는 것이 수반된다. 공·사익 시설의 입장수입 등 관광과 연관이 없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관광행정이 갈팡질팡하는 근본원인이 공무원들의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비롯된다고 꼬집었다. 2006년 15대 회장에 취임해 올 초 16대 연임이 시작되기까지 3년여 동안 충북도 관광과장이 6,7개월마다 바뀌다보니 전문성, 지속성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관광과장 자리를 아예 민간에 개방해야 한다. 충남과 경북은 벌써 공모로 과장을 뽑았다. 충북도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2010년이 ‘충청방문의 해’로 선정돼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있다. 충청권 3개 시·도가 힘을 모아 ‘지역방문의 해’ 대상으로 선정됨에 따라 각각 20억원씩 사업비를 지원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역 간 공동사업 9건을 비롯해 도내에서도 시·군과 연계한 100여건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단양군 어상천이 고향인 이 회장은 학부에서도 관광학을 전공했고 청주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이번 학기부터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3년 간 여행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1985년 속리산관광개발을 창업해 오늘에 이른다.    

이 회장과 술 없는 만찬을 나눈 곳은 청주를 대표하는 한정식집 가운데 하나인 내덕동 ‘가화’였다. 2만 원짜리 정식을 주문하자 두텁떡과 갈비쌈, 구절판, 문어숙회, 연어 등 한상이 차려졌다. 이 회장은 “혼자 먹을 때는 칼국수나 육개장 같은 탕 종류를 즐기지만 손님과 만나 식사를 나누기에는 가화의 상차림이 격식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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