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행복한 교육’이 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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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행복한 교육’이 대안입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09.11.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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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충북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

▲ 김병우 충북도교육위원회 교육위원. / 사진=육성준 기자
7명의 교육위원 중 가장 젊어 ‘신형엔진’, 대외적인 발표를 떠맡다보니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병우 충북도 교육위원(52). 길지 않은 인생동안 해직교사, 복직, 교육위원 등 벌써 몇 굽이를 돌아 이 자리에 와있는 그는 치열한 교육운동가로 살아온 사람답지 않게 얼굴이 늘 편해 보인다. 그래서 김 위원은 전교조 교사라면 머리에 ‘뿔’달린 사람쯤으로 생각했던 교육위원들로부터 전교조를 다시봤다는 말을 듣는다. 싸울 때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합리적인 성격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

김 위원은 예상대로 토종 한국음식을 좋아한다고 했다. 산남동 계룡리슈빌 106동 건너편 ‘방죽골(043-221-0630)’은 얼큰한 찌개 종류를 맛있게 하는 집. 주인의 추천을 받아 갈비찌개를 주문하자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돼지갈비+찌개로 이 집에서 개발했다고 한다.

김 위원이 “짜지 않고 국물맛이 진해 좋다. 푹 익은 김치와 버섯, 양파 등의 재료에 갖은 양념을 넣어 맛있다”고 하자 주인 진성태 씨는 “고기와 야채를 까다롭게 골라 가져온다. 유통회사 재료를 썼더니 맛이 영 달라 생산자와 직거래 한다”고 자랑했다. 바람이 몹시 불어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날, 밥 한 공기에 갈비찌개 한 그릇을 먹자 몸이 훈훈해지면서 기분까지 좋아졌다.

김 위원은 지난 2006년 전교조 단일후보로 추대돼 제5대 교육위원회에 입성했다. 물론 치열한 선거전에서 성공한 결과였다. 교육위원이 되고 나서 겸직금지 조항 때문에 교직은 당연퇴직 처리됐다.

“그 때 다시 한 번 해직당하는 것 같아 큰 결단이 필요했다. 이제는 아이들 곁으로 갈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교육위원이 된 뒤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람과 의미를 느낀다.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요즘 내가 ‘행복한 교육’을 부르짖고 있다. 나 혼자 힘으로는 어려워 ‘행복한교육발전소’라는 카페(http://cafe.daum.net/happyedupower)를 만들고 관심있는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회원은 150여명 된다.

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력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학력이 높지만, 흥미도 평가에서 꼴찌를 해 종합2위에 머무른다는 게 그의 말이다. 반면 핀란드는 우리나라의 1/3밖에 공부를 안 하지만, 흥미도 평가에서 1위를 해 종합우승을 한다는 것. 경쟁을 부추길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장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는 심각한 경쟁을 유도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의 교육관이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한마디 했다.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는 불행한 교육을 모두가 승자가 되는 행복한 교육으로…. 모든 아이들을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으로 기르는 교육, 이것이 새로운 비전이다.”

충북대 국어교육과와 동 대학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회인중을 시작으로 매포중·옥천중·주성중·청주남중 등에서 교사생활을 해 온 김 위원은 의정활동 외에도 각종 강연과 방송에 출연한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그를 부르는 곳도 많다.

아파트 주부모임, 도서관, 학교 등. 우리나라 교육을 누구보다 걱정하는 김 위원이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날은 학부모들도 행복해지는 날일 것이다. 밥을 먹으며 우리나라 교육을 한 참 걱정하고 있자 주인 진씨가 메밀국수를 서비스로 내왔다. 얼큰한 찌개뒤에 먹는 찬 국수맛이 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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