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도 여성의 손맛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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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도 여성의 손맛이 필요해요”
  • 김진오 기자
  • 승인 2009.12.02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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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호 여성경제인협회충북지회장

한정식 전문점 ‘나경’
도내 여성경제인 대표가 추천하는 음식은 뭘까. 역시 정갈하면서 맛깔스럽게 차려지는 전통 한식이었다.
신윤호 한국여성경인협회충북지회장은 한식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세련된 멋은 없되 친척집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고모나 이모처럼 푸근한 인상이 그렇다.

신 회장은 여경협충북지회 10년을 맞으며 참으로 할말이 많은 듯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회장을 맡으며 회원들이 똘똘 뭉치는 단합을 이뤄냈고 지난 10월에는 전국 여성경제인 대표 500여명이 참가하는 경영연수를 유치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여경협 중심사업인 여성 창업보육사업이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리고 있어 여간 뿌듯한 게 아니란다.

여경협충북지회가 운영하는 창업보육센터에 8개 기업이 입주해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곳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그는 경제인으로서 여성을 전통 한식에 비유한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맛깔스럽고 톡톡 튀지 않으면서 은은한 향이 난다는 것이다.



“전통 한식의 비결 중에 어머니의 손맛을 빼 놓을 수 없잖아요. 우리 여성들에게는 그런 은근한 정성이 있어요. 여성들이 사업한다면 뭔가 서툴고 부족할 것 같지만 그 안에서도 나타나는 여성만의 장점이 있지요.”

그래서 그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2동에 위치한 한정식 전문점 ‘나경’(043-273-2900)을 자주 찾는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식당 대표가 음성 생극에서 직접 경작한 채소와 직접 담근 장으로 음식을 만드니 전통 한식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정식은 상에 올라오는 음식 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잖아요. 그런데 이 식당은 모든 것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요. 식사 전에 나오는 떡도 그렇고 밑반찬도 대량으로 만드는 것과 다르죠. 몇 조각 나오는 생선회도 직접 수족관을 설치해 활어를 이용할 정도에요.”

고집과 은근, 끈기로 운영하는 ‘나경’의 안주인이 사업에 여성의 장점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경우라는 칭찬의 말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신 회장은 여성경제인들이 알게 모르게 당하는 불이익이 아직도 많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데에서 비롯되는 선입견. 이것이 생각보다 큰 벽이라고.

“특히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아요. 여성이기 때문에 신뢰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너무 강한 탓이죠. 충북지역 여성경제인들이 제조업 보다 유통이나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지역 풍토 등을 고려하면 이것을 문제 삼으면 안돼요. 지금은 여성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하소연하거나 남성중심 사회라고 원망하지도 않는다.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되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경제계에서 또한 여성들이 약진할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여성이라고 보호 받고 지원받는 것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가 경제의 주역으로 우뚝 설 날이 올 겁니다. 아니, 이미 그런 시대가 시작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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