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시민의식이 건강한 언론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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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시민의식이 건강한 언론을 만듭니다”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0.01.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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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모 충북민언련 대표

청주 사직동 ‘일미식당’ 백반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국보제약 길 언덕을 오르다보면 오른쪽으로 사직2·3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이 보인다. 그 초입에 허름하게 자리잡은 일미식당.

조립식으로 대충 지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지만 점심시간 일미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서둘러 발길을 옮긴 덕에 방 한 켠 제법 명당자리를 찾아 앉을 수 있었다. 어느 음식점이든 사람이 꼬이는 이유가 있다. 일미식당도 상 가득히 차려내는 맛깔스런 열대여섯 가지 밑반찬의 백반이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은 김윤모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20년이 넘는 세월 사회복지 사업에 헌신해서인지 언제나 김 대표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흐른다.

민언련 대표를 맡은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미안한 마음 뿐이란다. 대표로서 조직을 튼튼히 키우지도 못했고 활발히 활동하지도 못했다는 것.

그래도 그의 언론관은 확실하다. ‘건강한 시민의식이 건강한 언론을 만든다’는 것. 그래서 그는 올 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작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언론은 재미없고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삶과 생활에 언론 만큼 밀접하게 연관되어 지고 영향력을 미치는 게 있을까요. 그래서 언론을 알고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민언련이 벌여 왔던 언론 감시와 비평에 이제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교육사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트레이드마크인 미소 만큼이나 소박한 사람이다. 음식이 치려지자 편하게 점심식사하기에는 이곳 일미식당이 제격이라며 자천 홍보대사가 된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 반찬과 국이 옛날 시골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시던 소박한 맛과 비슷하단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사이 먼 곳의 반찬을 상대 쪽으로 옮겨주기를 반복하는 배려도 꾸밈이 없다.
언론 얘기로 돌아와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비평의식을 상실한 채 일방적으로 생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언론의 생각이 바로 자기 자신의 생각인 냥 별다른 여과장치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재벌 언론의 독과점 때문이기도 하고 과거 권력자들이 언론을 이용해 국민들을 통제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최근에는 언론이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고 정치나 사회적 이슈를 희석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하네요. 세종시와 언론의 태도가 좋은 예죠. 이제 우리 시민들이 언론의 주장을 거르고 비평하는 의식을 기를 때가 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눈을 돌려 지역언론을 보면 막막하기 이를 데 없단다. 포화 상태를 넘긴지 이미 오래된 지역언론, 경쟁력 강화는 차치하고 언론악법으로 인해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으니 말이다.

통폐합을 비롯한 대안을 고민하기에 충북민언련의 역량이 너무 작다는 자책도 털어 놓는다.
“아직까지 민언련은 실무자 한사람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모두 벌여 놓기에는 힘이 부족합니다.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늘려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는 과정에 조직으로서의 위상과 권위도 세워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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