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미용성형만 성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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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미용성형만 성형인가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0.03.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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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종합병원들 인건비·종교상 이유로 재건성형 '뒷전'
제 때 적절한 시술 못하면 평생 안면기형 우려‥관심·정부지원 필요

   
▲ 청주에 종합병원들이 교통사고 환자의 안면복원 등을 위한 성형외과 전문의가 태부족 해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북 도내 교통사고 환자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통해 안면기형 등을 예방할 응급의료체계는 태부족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충북 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최근 3년 동안 교통사망사고(20명 감소)를 제외한 교통사고환자 발생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8030건, 1만3287명에 불과하던 교통사고환자 발생건수는 각 7.3%(630건)와 8.6%(1246명)가 증가한 8660명, 1만4533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도내 대부분의 종합병원들이 교통사고환자의 악안면 부위를 제때 시술할 성형외과 전문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청주 S병원처럼 종교상의 이유도 있지만 대체로 인건비를 고려해 정형외과나 구강외과 전문의를 확보하는데 그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종합병원들이 충주의 K대 병원이나 천안의 S병원, 충북 C대 병원으로 전원을 시키면서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다반사란 얘기다. 문제는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과 눈, 코, 입 등이 위치한 악안면은 교통사고에서 부상이 흔하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흔히 광대뼈, 상악골, 하악골 등으로 나뉘는 악안면 골절의 경우 제 때 적당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신경손상이나 출혈 등으로 안면기형 등의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보호자들의 불편함은 차치 하더라도 환자들의 심리적 불안감과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실제 기자가 청주지역 종합병원들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응급실 진료 시 악안면과 구강외과를 봐주는 병원은 C병원과 H병원 등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나머지 종합병원들은 전원을 시키거나 출장의사를 쓰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구강외과와 악안면 파트는 우리 몸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교통사고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ABCD체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행 응급진료는 △기도확보(A:air way), △호흡 및 출혈관리(B:breathing:bleeding), △순환기관리(C:circulation) △약물관리(D:drug) 등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뇌가 5분 정도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뇌사상태에 빠지고 6ℓ의 혈액이 실혈되면 쇼크사에 이룰 수 있음으로 당연히 중요하다”며 “또 독극물 섭취여부와 호흡, 맥박, 혈압 등 소위 생체 징후(vital sign)를 체크하기 위한 X-ray나 CT등 영상진단, 피검사라고 일컬어지는 임상병리 검사 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고 살리는 게 우선이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면 신경 등을 살피는 일 또한 중요하다”며 “하지만 현행 응급의료체계는 입원 치료후 뒤늦게 보험회사 등에 진료비를 청구한 뒤 악안면 시술을 받다 보니 중요한 시기를 놓쳐 영원히 회생 불능한 상태에 빠져 평생을 안면 기형으로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 흉터 수술을 받는다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응급의료체계의 협진을 통해 안면 기형 등의 장애를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일본 등 일부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돈 되는 미용성형외과 이외에 재건성형외과에도 관심을 갖고 정부지원도 이뤄져야 한다"며 "이 같은 지원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청주지역 환자들이 악안면 진료를 위해 구급차를 타고 밤길을 배회하는 일을 없애는 길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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