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출신 작가 최종웅씨 ‘나쁜신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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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 출신 작가 최종웅씨 ‘나쁜신문’ 출간
  • 민경명 기자
  • 승인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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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제 처신도 못하면서 누굴 비판하나”

 “신문은 정직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신문은 정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그 폐해가 너무 크고 심각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을 쓰게 만든 동기다.”

‘나쁜신문’이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나지 않는 신문 이야기를 소설로 쓴 청주 출신 작가 최종웅씨의 말이다.

작가는 안기부에서 국내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에 20여년 종사하던 정보요원 출신으로 퇴직 후 지방 일간신문에서 논설실장으로 3년여간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생생한 체험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한마디로 체험적 정책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언론은 근사해 보이지만 일부 지방 신문은 월급을 제대로 못 준다는 것을 알았다. 지방언론 부실화는 곧 사회적 문제와 연결된다. 비판을 본업으로 삼는 언론이 자기 자신 처신은 못하면서 누굴 비판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의식에서 그 나름대로 소설화한 것이다. 허기진 제왕(기자)의 실상, 언론의 폐해, 그에 대한 대안을 3권에 걸쳐 실었다.”

‘나쁜신문’에는 안기부출신 사장 임명을 둘러싼 노조의 투쟁, 그에 따른 기자들의 사퇴와 편집국장 출신의 새로운 언론 창간으로 발단된 부실 언론사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펼치고 있다. 청주를 무대로 한 바로 이 지역사회의 언론 실상을 그 속에 들어가 거의 논픽션에 가까운 실증적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사정을 대강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그 신문이 어디며, 누가 주인공이고 등장인물로 그려지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그는 “정보원 전력을 가진 내가 신문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 비난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3권이나 되는 소설을 쓴 것에 전직 의식의 발로가 아니겠느냐고 매도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한다. 실제 안기부 출신 사장의 취임반대 운동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등의 시각을 보여 전직과 관련한 그의 의식의 일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신문을 이대로 그냥 놔두면 정말 큰일이라는 위기감에서 각오하고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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