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암-산성 연결 관통 도로- 청주판 ‘북한산 관통도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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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산성 연결 관통 도로- 청주판 ‘북한산 관통도로 논란’
  • 민경명 기자
  • 승인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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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및 산림 보전가치 높아
‘일부 터널 관통’으로 환경평가

상당산성을 연결하는 신설 도로 개설이 보전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 및 청정산림 훼손 우려가 높아 청주 판 ‘북한산 관통도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문화사랑모임(회장 강태재)은 지난 1일 현재 진행 중인 상당산성 접근도로인 명암-산성간 도로의 노선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청주시에 제출했다.

이 의견서에 따르면 우리 선인들이 다니던 상당산성으로 이어지는 이 곳 옛길은 여러 기의 마애비를 비롯하여 장수발자국, 의병호소문비, 큰 애기 바위 등 여러 곳의 문화재와 잘 보전된 습지, 이정골 소류지 상류의 장림층이 잘 발달되어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대안으로 현 명암지 도로를 확장하고 약수터 상류에 2개소의 터널을 시설하면 시공중인 신설도로보다 도로의 연장과 공사비 절감 효과를 거둘수 있는 만큼 대안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터널로 해도 접근도로 훼손
 
청주시는 현재 명암-산성간 도로가 늘어나는 교통수요와 겨울철 적설로 잦은 통행불가의 사태로 인해 대체 도로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상당산성 옛길인 이곳에 도로를 개설키로 하고 지난해 6월3일 착공했다. 신설구간은 현 명암타워 인근에서 상당산성 옛길을 가로질러 산성입구에 이르는 총연장 3.96km로 315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됐다.

그러나 착공은 했지만 환경부의 환경성 검토도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착공일인 지난해 6월3일은 지방선거를 불과 10일 남겨두고 있었다. 선거를 의식한 착공식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당시 환경부는 이 도로 신설에 대해 수려한 경관을 지닌 산림훼손을 이유로 재검토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것대산 봉수대가 자리한 이곳은 백두대간의 지맥으로 한남 금북정맥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우리 선인들이 다니던 옛길의 아름다움에다 청주읍성과 상당산성이 연계된 역사성을 지닌 곳으로 지난 96년에는 여러 기의 마애비가 발견되기도 했다.

청주시는 부랴부랴 발주하여 착공은 했으나 금강환경관리청의 산림훼손을 이유로 한 환경성 검토 재의 요구에 발목이 잡히자 터널을 뚫어 숲이 망가지는 것을 최소화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따른 예산은 당초 오픈식 개설시 315억원에서 무려 273억원이나 추가된 588억원이 소요된다. 더구나 이 공사 예산에서 지방비(시비) 부담이 40%에 달해 가뜩이나 열악한 청주시 재정형편상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터널로 관통하는 방식의 협의로 청주시는 이 도로 개설에 대해 지난 9월16일에야 금강환경관리청과 환경성 검토를 마쳤다. 착공하고 나서도 무려 1년 3개월이 지나서였다.

환경 및 문화 유적 보전에 앞장서야할 행정기관이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받지 않고 정치적 편의에 따라 도로 착공에 나선 것으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게다가 추가 예산이 273억원이나 소요된다는 점에서 대안을 검토함에 부족함이 없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상당산성 옛길의 신설도로에 대한 의견서를 청주시에 제출한 문화사랑모임은 “명암-산성간 대체도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대안을 검토함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다면 그 점에 대한 책임은 청주시에 있다”며 “청주시가 기 발주된 공사라고 해서 발목 잡히지 말고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주시 건설과 담당자는 “환경청의 재의 요구에 대안을 다각도로 모색해봤다. 현 명암지 도로를 확장하고 약수터 상류에 터널을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경사도가 커 터널 착공이 불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답변했다.청주에서 상당산성에 이르는 신설도로가 문화재및 산림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관통, 시민단체의 노선변경 요구에 직면해 있다.

환경성 검토도 없이 ‘선거직전’착공

청주시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전 사전 환경성 검토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시설도로에 대한 공사를 발주하고 착공식을 가졌다. 그러나 도로건설 및 개발 사업을 하기위해서는 입지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한 환경성 검토를 마쳐야 한다.

청주시는 도로 개설을 앞두고 지난 2002년 4월9일 금강환경청에 사전환경성검토를 의뢰했으나 4월26일 환경청으로부터 보완요청을 받은 상태였다. 보완 요구 내용은 도로예정지역에 녹지지역의 7등급 자연도가 48%에 달하는데 8등급 가능성이 높아 보존가치가 높은지역으로 판정되는 점 등을 고려, 터널로 뚫어 공사 할 것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청주시는 이를 무시하고 40여일만에 일단 착공에 들어갔다. 그리고 1년여가 지난 올 8월에야 금강환경관리청의 보완 요구를 받아들여 수정 검토안을 제출해 지난 9월 사전환경성 검토를 완료하기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금강환경관리청 김호영계장은 “사전 착공은 잘못된 것이다. 신설 도로 구간이 4km 미만에 적용되는 사전환경성 검토는 이를 위반 했을시 즉각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을 뿐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법적 근거가 없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협의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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