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언론, 권력 교체 부담스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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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권력 교체 부담스럽나?
  • 충북인뉴스
  • 승인 2010.12.0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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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역시 정우택이다. 정우택 전 충북지사는 그래도 지역에서 나름대로 거물 정치인인가 보다. 정 전지사가 사랑방을 차렸고 총선 행보를 시작했다고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다.

정우택 전 지사가 아니었대도 이렇게 보도했을까 싶을 정도로 지나치다. 정 전 지사는 지사로 있을 때도 언론으로부터 호의적 대접을 받았다.

한 신문은 선거가 다가오면서 기사마다 ‘공천은 떼놓은 당상이다, 당선이 유력하다’고 강조했다. 정우택 전 지사의 국무총리 기용설을 과감하게 1면 머리기사로 쓴 신문도 있다. 독자가 보기엔 참 황당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 지역 정가의 이야기라며 신문에 실린다. 협박(?)도 있었다.

이시종 지사가 한 경제 단체 대표를 만나주지 않는다며 서민도지사라 경제를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사실 이 경제단체 대표는 정우택 전 지사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의 신뢰와 품격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보도태도다. 그저 정우택 전 지사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니 말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앞서 언론이 지방권력 교체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보통 새 정권이 출범하면 언론과 일정 정도 허니문 기간을 갖는다고 한다. 지역언론과 자치단체장간의 관계는 뭐 특별히 허니문이랄 것도 없다.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출신 지사가 나왔고, 도의회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다. 사람들은 지역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고 환호했지만 언론은 달랐다.

정치에 이용당하는 오송메디컬시티

민선 5기에 대해서 그다지 우호적이지도 그렇다고 외면하는 것도 아닌, 남녀 간의 연애로 치자면 밀고 당기기의 단계로 서로 ‘간’을 보는 것 같다. 허니문은커녕 지역언론은 지난 민선 4기를 떨쳐내지 못한 표정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오송메디컬시티를 둘러싼 논란이다. 사실 이 문제는 간단한 해법이 있다. 실체만 밝히면 끝나는 문제다. 그러나 아무도 실체, 진실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송메디컬시티 논란은 민선 5기가 들어서며 사업검증에 나서자 사업을 담당했던 업체가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 사업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낳았다. 여기에 김동환 도의원이 오송메디컬시티 사업이 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였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사실 김동환 도의원 발언은 도의원으로서는 할 수 있는 문제 지적이었다. 언론은 이 문제를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다뤘다.

김 의원이 이시종 현 지사의 연락사무소장 출신이라며 발언 배경을 민선5기에서 찾았다. 한나라당 반발에 대한 도의회 대응을 언론은 제 식구 감싸기로 폄하했다. 정치적 이용사건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자들 즉 민선 4기 입장을 두둔하는 듯 한 양상마저 보여줬다. 사안의 진실 여부 보다 보도자료 통한 해명을 더 중요하게 다뤘다. 더 나아가 민선 4기와 민선 5기가 갈등 조짐이 있다는 식의 보도까지 나왔다.

오송메디컬 시티 사업 논란과 관련해 여야 간, 민선 4·5기간의 힘겨루기 양상에 언론이 부채질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나라당이 너무 안타까워서? 아니면 민선 5기와 민주당에 대한 확실한 견제 차원에서?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언론이 제 역할만 해주면 될 일 아닌가. 오송메디컬시티 사업 실체부터 밝혀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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