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지역언론 정우택에 올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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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지역언론 정우택에 올인하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0.12.2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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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매일 아침 신문을 읽고 뉴스브리핑을 만든다. ‘이 기사는 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좀 더 알고 싶다, 제대로 보도됐으면 좋겠다…’ 뭐 이런 마음들을 나름 담아낸다. 뉴스브리핑을 만들다보니 지역 정보나 뉴스를 알 수 있어서 좋다.

한마디로 지역 돌아가는 사정을 알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나름 오래하다 보니 행간의 의미도 읽혀지고, 편집의 의도도 읽혀진다. 그게 신문 보는 맛을 주기도 한다. 좋기만 할까. 사실 어떤 날엔 참 볼만한 뉴스가 없다, 오늘은 뭘 쓰지 하고 걱정할 때가 있다. 한숨과 걱정이 교차한다. ‘왜 좀 더 애쓰지 않는 것일까, 달라지지 않는 것일까’하고 말이다. 그래도 정말 발로 뛴 기사들을 만날 때에는 반갑다.

다사다난 했던 2010년을 뉴스브리핑으로 돌아본다. 공교롭지만 정우택 전 지사 얘기를 또 해야겠다. 2010년 도내 언론은 정우택에 ‘올인’했다. 지방선거 때문이었을까. 만일 정우택이 재선에 성공했다면 더 끔직한 모양새였을 것이다. 신문들 중에서는 유독 충북일보가 심했다.

충북일보는 지난 1월부터 ‘티 나게’ 정우택을 띄우는 보도를 했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했을 때, 정우택을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며 정우택을 격려하는 이명박 대통령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보도한 것은 압권이었다. 어쩜 그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유치했다. 방송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CJB는 정우택 전 지사의 경제특별도 업적을 유난히 여러 차례 부각했다. 다른 신문, 방송도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선거 때는 더했다. 모든 신문들이 정우택 선두를 확인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지나칠 정도로 반복 보도했다. 정작 신문사들이 직접 했던 여론조사는 드물었다. 신문들은 다른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가져와 보도하면서 1면 머리기사에 ‘선두, 최대 격차 얼마, 압도적’이런 기사제목을 거침없이 썼다. 충청일보는 아예 선거 결과를 보도하듯이 ‘염홍철·정우택·안희정 황금분할’ 이라는 제목도 썼다.

여론조사 결과를 갖고 선거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심사도 읽혔다. 언론들은 그저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도내 언론만 그랬던 것도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6.2 지방선거 최악의 보도로도 꼽혔다. 지역언론이 갖는 경쟁력인 지방선거보도를 언론 스스로 무너뜨린 꼴이 돼버렸다. 왜들 그렇게 달려들었을까. 정우택 전 지사의 재선이 확실하다는 믿음이 그렇게 만들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선거 결과는 뒤집어졌다. 그렇다면 좀 달라져야 하지 않았을까. 언론의 반성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런데 예상을 빗나갔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한나라당 권력을 위해 애쓰는 듯한 지역언론의 보도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7.28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였던 윤진식 의원을 노골적으로 부각하는 선거보도가 다시 이어졌다.

선거 이후에도 윤진식 의원은 힘을 발휘했다. 윤진식 의원 업적을 부각하는 보도자료가 요즘도 계속 그대로 기사화 된다. 정 전지사의 총선 준비는 지역언론의 뜨거운 관심사로 주목을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해를 정리하면서 뒤를 돌아다보는 이유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이다. 올 한해 도내 언론계를 정리해보면서 6.2 지방선거에서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게 만든 언론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고자 했다.

그냥 편하게 넘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지역언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발목을 잡았다. 지역언론이여 정확하고, 공정하게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충북뉴스브리핑도 달라지고 싶다. 달라지려면 지역언론이 더 풍성해져야 한다. 새해 새 희망을 지역언론에 다시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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