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바뀌어도 산하기관장 임기는 보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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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 바뀌어도 산하기관장 임기는 보장돼야"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1.06.2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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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사퇴압박설 김영호 청주의료원장 심경고백

   
▲ 김영호 청주의료원장
사퇴압박 논란을 빚었던 김영호 청주의료원장이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시설 현대화 공사가 8월이면 끝나고 해서 마무리하고 떠나려고 했으나 의료원 간부들이 도의 회계감사권 발동 등으로 불안해 하고 해서 더 이상 머물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원은 진료환자의 40%가 저소득층의 서민환자이고 청주의료원 현실에서 병원 수입만으로 흑자를 내라고 하는 것은 공공병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차라리 공공병원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선 5기 들어 정신병동 증축비용 200억원이 지원된 것 이외에 지난해말부터 산부인과가 없는 취약지역의 '찾아가는 산부인과' 사업이 충주의료원으로 넘어가면서부터 하려는 일마다 브레이크가 걸려 내가 더 이상 머물면 안되겠다는 것을 알았다"고 고백했다.

또 "민선 5기만 민선인지 민선과 민주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제왕적 지방자치의 왜곡에 대해 도민의 한 사람으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도지사가 바뀌면 산하 기관장이 바뀌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임기는 보장해 줘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정관을 바꿔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자치단체장의 임기와 같게 해야 할 것이다. 큰 실책이 없는데 도지사가 바뀌었다고 해서 기관장도 바꿔야 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는 또다른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고 꼬집었다.

김 원장은 "지난 임기 동안 도민들의 큰 사랑으로 의료원 규모는 2배 이상 커져 작은 문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현실이 됐다. 경영관리도 더 신경써야 할 것이다"며 "23개과 200베드 정도의 영세민 병원이 이제 36개과 500베드 이상의 대형병원으로 성장한 만큼 차기 의료원장이 더욱 도민과 청주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말 한나라당 중부4군(괴산증평진천음성) 관계자로부터 총선출마 제의를 받았다"며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고향 발전에 매진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원장의 퇴임식은 30일 오후 5시 청주의료원 자혜당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전언에 따르면 본인은 고사했으나 직원들이 조촐한 퇴임식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충북도 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돌아 입장 정리를 부탁한 것이 이 같은 오해를 사고 있다"며 "차기 청주의료원장은 내정된 바 없으며 정식 공모절차를 밟아 선임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증평 세림신경외과 원장으로 지난 2006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증평군수 선거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그는 그 해 7월 민선 4기 정우택 전 도지사의 천거로 같은해 10월 의료원장이 됐다. 만 4년 8개월의 임기 동안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청주의료원을 5년 연속 흑자기조로 바꾸는 성과를 얻었다. 또 충북도 산하 출연기관장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그의 임기 동안 영세민 병원이란 낙후된 이미지에서 진정한 서민을 위한 공공병원으로 거듭났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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