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의 희망… 시민운동을 돕는 '숨은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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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의 희망… 시민운동을 돕는 '숨은손'
  • 충청리뷰
  • 승인 1999.09.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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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능, 교수 - 변호사 등 전문직 지식층 주도적 참여

IMF 위기를 맞아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경제분야에서는 금융개혁을 시작으로 5대 재벌에 대한 대수술이 진행중이고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신당창당 등 정계개편을 통해 새로운 ‘물갈이’ 를 예고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도 공무원 정원감축과 공기업 민간매각 등 끊임없이 '작은 정부론'을 주장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혁의 성과는 미흡하고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항로로 잡았지만 제대로 추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문제는 이 추진력이 정부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자발적 참여, 기득권의 양보와 의식전환이 선행되야만 개혁은 가능하다.

이같은 자발적 참여를 견인하는 힘이 바로 비정부 사회단체 (N ·G ·O: Non Government Organization)에 있다. 나 부터 시작해 이웃을 바꾸겠다는 순수한 시민 운동이 총체적 개혁을 완성할 수 있다. 21C, 한국사회의 화두는 개혁의 완성이다. 바로 NGO 단체들이 새 천년, 우리들의 희망을 이끌어가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충청리뷰는 그동안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자신의 전문지식을 수혈하거나 재정적인 뒷받침을 아끼지 않아온 따뜻한 '숨은 손' 들에게 눈길을 돌렸다. 한정된 지면사정과 본인의 사양으로 미처 소개하지 못한 ‘숨은 손’ 들도 많다. 이제 더 많은 ‘숨은 손’ 이 시민 운동에 참여할 때 우리들의 희망은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편집자

10년 나이테두른 시민운동의 거목
청주 시민회

청주시민회는 올해 성대한 창립 10주년 행사를 가졌다. 89년 청주시민회 설립을 주도한 산파역은 정영수변호사와 정상길원장(시민치과)이었다. 이후 93년 지역 시민운동의 ‘대부’ 인 최병준씨가 상임대표를 맡고 송재봉 사무국장이 책임실무자를 맏아 제2의 출범을 맞게 됐다.
지방자치 실시이후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조직구성을 정책위원회, 집행위원회, 상임 위원회로 나눠 정책지원과 재정지원 기능을 분리했다.

남기헌집행위원장(충청대 교수 · 행정학)은 95년 민선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정활동 평가를 통해 지방자치 행정을 가감없이 비판하는 ‘면도날’ 로 알려져있다. 특히 민감한 지역현안인 청주-청원 통함문제에 대해 소신있게 통합론을 주장해온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황신모정책위원장(청주대 교수 · 경제학)은 98년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50대 정책과제를 제시하는등 지역개발 구상에 이론적 잣대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직지의 경제적 가치 분석을 통해 지역 문화상품에 대한 인식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영두상임위원장(소아과 원장)은 시민회 설립초기부터 변함없이 후원을 아끼지 않은 '큰 그늘' 이다. 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청주시민아카데미 강좌를 위해 사창사거리 이영두 소아과 건물 사무실을 무상대 여하기로 했다.사회전반의 폭 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단체의 최고 정책의결기구인 상임위를 모범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오세국변호사는 무료상담 활동과 함께 상담 사례집 발간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파트공동체모임 박경옥 교수(42 · 충북대 가정관리학과)는 청주지역 아파트 관리비 부과내역에 대한 비교분석 등 모임에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 하고 있다. 아파트의 시공하자 등 초보적 문제의식 수준을 공동체 주거문화 공간으로 확대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길병석상임위원(50 · 민안과 원장)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후원자로 오랫동안 시민회 재정을 지원했다. 개업의 신분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했고 현재 충북적십자봉사회장을 맡는등 폭넓은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창섭상임위원(47 · 덕성 한의원 원장)은 창립 10주년 기념사업 재정위원장을 맡는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후원자다. 지난 90년 국제키비탄 청주클럽회장을 맡는 등 일찍부터 사회참여 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왔다.

조성오상임위원(39 · 지인이벤트 대표)은 각종 행사 준비를 자문하고 최소 경비로 진행 되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사무실 마련를 위한 후원모금 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서 사무국 실무자들이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이밖에 이두희상임위원(? · 치과 원장)은 매달 소식지 발간의 비용부담을 도맡고 있으며 이경무상임위원(37 · 천리 안안과 원장)도 젊은 후원인으로 소리없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시민운동은 주권재민의 근본"
청주시민회 남기헌 집행위원장(충청대교수)
청주지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시민운동(단체)이 나타 난 것은 10년 정도에 불과하다.비교적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시민운동이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끼친 영항력은 대단하며, 이에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왜, 짧은 기간에 시민단체(운동)가 정착할 수 있었고 필요로 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첫째, 시민단체의 활성화를 통해서 민주주의 근본인 주권 재민 원리를 실현할 수 있다 는 점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권력집중의 영향으로 여러 분야에 부정과 부패의 사회적 모순을 잉태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정경유착과 차입경영의 기업문화 속에서 IMF라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다.

이러한 재앙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정책결정의 산물이다. 따라서 시민단체가 활성화되면 중앙집권적 관료제가 미처 파악치 못한 정책의 내용에 대하여 민주적 절차와 함리성을 바탕으로 정책비판이나 대안을 제시하여 어처구니없는 국정 실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전면적인 풀뿌리 민주주의가 실시되면서 시민단체의 활동이 이념적 이슈보다는 지역의 특수이익 및 지방정부의 정책에 대한 현안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음으로서 주민 의사가 존중되는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과 집행의 관행을 쌓아갈 수 있고 결국 주권재민을 실현하는 수단이 된다.

둘째, 시민단체의 활성화는 국가권력이나 특수세력으로부터 소외된 계층의 의견을 결집하여 대변자적 역할을 수행하고 '다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 풍토를 조셩함으로서 평범한 시민이 자유롭고 안정되게 살아가는 지역사회 건설에 이바지한다.

셋째, 시민단체는 정부의 정책비판이나 국민 개개집단의 이해증진을 위해서 일하기도 하지만 정부가 미처 생각 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정책결정 과정에 제공함으로써 시민 단체가 정부와 정책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여 시민 중심사회를 정착시키는데 공헌한다.

넷째, 시민단체의 활성화는 세계화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기르는 원동력이 된다. 시민 단체의 발전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NGO의 역할은 세계적인 공적 이슈(주제)별로 각 국의 동질단체들과 연대하여 활동함으로서 민간외교를 통해서 세계회시대에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끝으로 시민단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과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시민 단체간의 협력체제 구축, 시민단체 활동에 필요한 재정의 안정적 확보 등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지속 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시민운동 발아 - 성장과정
87년 6월항쟁으로 5공 독재정권이 무릎을 꿇었고 6 · 29를 통해 언론자율화 등 일련의 민주화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연말 대선에서 YS · DJ의 후보단일화 실패로 노태우대통령이 당선됐고 군사정권 종말을 기 대했던 지역 재야그룹은 무력감에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대상황속에 지역의 비정치적 중립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시민단체 설립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 시민단체는 재야의 다른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했고 일반인의 참여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회원없는 시민단체를 운영하기 위해 정영수 변호사는 청주시민회 초창기 매달 100만원 이상 후원금을 내 상근활동가의 급여와 경상비를 충당하기도 했다는 것.

이밖에 정변호사는 92년부터 청주경실련 창립준비 작업을 주도해 지역 시민운동의 멍석을 깔아놓는 역할을 했다. 이 시점부터 대학 운동권 · 재야 활동가 출신의 실무자들이 시민단체로 수혈 돼 사회운동가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조직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단체의 열악한 재정과 인력부족을 끈기있게 견뎌냈다.

95년 자치단체장 선거와 함께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연리면서 지역 시민단체의 여론형셩 기능과 정책연구 기능이 신장됐고 시민들의 참여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IMF 경제위기 이후 대부분 단체가 회비수입 감소로 재정난을 겪고있는 상태다. 결국 지자체의 사업지원 예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면 NGO의 위상이 혼들릴 우려도 있다.

경제정의에서 실업극복까지 '일복'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청주경실련은 92년 중앙경 실련을 통해 당시 주서택목사와 정영수변호사가 지역단체 결성을 주도했고 94년 4월 정영수집행위원장, 이주형사무처장 체제로 출범했다.
1년 뒤 우정순집행위원장(제중한의원 원장)이 참여해 석교동 65평의 사무실을 제공하면서 조직안정기를 맞게 됐다.
최근 이주형처장의 교원임용 발령에 따라 내년 총회까지 이두영사무국장의 직대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IMF이후 청주시인력관리센터의 위탁운영을 맏아 실직자 긴급보호와 일용건설노동자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지역사회 복지문화 기능을 담당하는 용암동 상당센터 개관에 이어 내년초 가경동에 흥덕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밖에 탑동 · 사창동에 도깨비장터 상설매장을 개설해 건전 소비문화운동을 확대 시키고 있다. 청주경실련에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향토대학 교수진이 포괄적인 정책분석 · 제안을 맡는 씽크탱커 역할을 하고 있다.

조수종정책위원장(충북대 경제과)은 지역경제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으로 5년동안 정책위를 이끌어왔다.
김광렬 지역사회센터 정책위원장(충븍대 환경공학과)은 푸른청주 21사업안의 기틀을 마련했고 청주경실련 부설(사)환경개발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항동정책위원(충청대 행정학과)은 공명선거운동을 통해 단체와 인연을 맺었고 지방자치 전반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손희준정책위원(청주대 행정학과)은 95년부터 충북도 · 청주시의 예결산을 평가작업을 계속하며 시민들의 예산감시 활동을 고무시키고 있다.

이만형정책위원(충북대 도시공학과)은 행정기관의 성장 · 개발위주의 도시계획에 대해 시민의 쾌적한 삶의 질을 우선한 계획으로 바꾸기 위해 시민 운동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있다.

박병호정책위원(충북대 도시공학과)은 교통부문의 전문가로 푸른청주 21의 녹색교통패널을 주도했다. 재정후원은 앞서 밝힌대로 우정순집행위원장이 석교동 사무실 관리비까지 부담할 정도로 전폭 지원하 고 있다. 또한 자신이 참여한 사진동호회를 청주경실련 산하 ‘푸른사진모임’ 으로 흡수해 조직역량을 확대하는등 열성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민호자문위 부위원장(원건축 대표), 김용현자문위원(신흥기업 대표), 박명현자문위원(하이트소주 부회장)등 지역의 기업인들이 IMF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성실한 도의정 활동을 벌였던 박만순 · 한장훈자문위원(전 충북도의원)도 평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강호승 청년회초대회장(화제신문사 대표)은 95년 실무자의 상근활동이 어려울 만큼 운영난에 봉착했을 때 팔을 걷고 지원활동을 벌였다.

실업극복협의회의 급식시설비로 300만원을 기탁하는등 청주경실련의 후원과 행사홍보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시민단체를 후원하는 이유"
청주 환경운동연합 이철기 이사(진우공영대표)

금년은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길목에서 지난 천년의 과오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온 지구가 환경보전을 외치면서도 경제성장을 통한 편리함 추구에 얼마나 발버둥쳤는지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수많은 환경인과 관련 단체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환경유해물질인 다이옥신, 오존 등과 갖가지 환경호르몬으로 인하여 인류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 이러한 세태를 증명하고 있다.
1993년 4월에 설립된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연대활동, 환경정보제공, 환경오염 피해지역의 주민대책활동, 환경보존 활동, 환경오염 감시단 운영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환경시민운동이라는 것이 우리의 환경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막연하게나마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운동연합의 회원으로써 적지않은 깨우침을 얻게 됐다.
우선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일은 정부와 국민의 결단을 다 함께 요구한다는 점이다.

그린벨트를 지키는 문제, 쓰레기 매립 또는 소각시설로 인한 수질과 대기오염 물질을 철저히 규제해야 하는 문제 등 국민은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또한 합리적인 최종대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실천운동으로 추진력을 보태야 한다.

실천운동은 우선 본인의 솔선수범이 필수적이지만 이웃과 전체를 바꾸는 노력이 뒤따라야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가 환경단체에 참여한 동기는 바로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힘을 모아 성취하자'는데 있다.
하나의 물방울은 보잘 것 없지만 수백수천의 물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다는 진리를 믿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의 유능한 실무자들이 한달평균 60만원의 생활비로 견디며 굳굳하게 사회 운동에 나서는 모습은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삶의 목표와 보람을 자신의 것을 베풀고 함께 나누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회운동가들을 돕는 일은 어쩌면 민주시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된다.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구축하기 위해 적어도 시민 한 사람이 한 개의 사회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기를 권하고 싶다. 설사 우리 시대에 향유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우리 자식들에게는 희망있는 세상, 깨끗한 환경, 합리적이고 공정한 제도를 물려줘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나는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고 우리 주변의 소극적인 다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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