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천정부지 뛰는데…한 끼 급식비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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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천정부지 뛰는데…한 끼 급식비 3000원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2.04.12 0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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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 8곳 그나마 지원 못 받아 운영난 심각
1시설 1기관장 규정에 종교·사회복지시설 마저 외면

▲ 청주지역아동센터들이 최근 종교시설에서 마저 외면을 받으면서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청주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찾은 청주외고 학생이 재능기부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이다.
<위기의 지역아동센터>충북 도내 지역아동센터들이 종교시설에서 마저 외면 받는 신세로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지역아동센터들에 따르면 지난해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법인에서 분리되어 신규시설로 운영비 지원을 받지 못한 청주 지역아동센터만 8개소에 이른다. 도내 신고 된 지역아동센터가 총 65개소인 점을 고려할 때에 무려 12.3%에 이른다.

이는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지침이 신규 설립 후 2년이 지나야 한다는 관련 규정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말 일부 지침이 보완되어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법인 시설에서 분리된 시설의 경우 사업의 계속성을 인정해 50%까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달리 5년째 유지되고 있는 저소득 가정 아동 1인당 한 끼 급식비 지원은 3000원에 머물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도시 표준형 지역아동센터 29인 이하 정원의 운영비 지원은 고작 375만원에 불과했다. 상근자 2인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는 규정을 고려할 때에 주 40시간 법정최저임금 95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90만원씩을 지급해도 195만원으로 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운영비의 20%는 프로그램비, 80%는 운영관리비로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상근자 4대 보험과 퇴직금, 공과금을 납부하고 나면 사실상 적자라 원장 인건비로 90만원을 챙겨가기도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원장 인건비를 챙겨도 시설 임대료 월 20∼30만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지역아동센터 원장들은 최저 생계비도 받지 못하는 극빈층으로 전락한다는 설명이다.

주5일제 수업, 운영난 가중

▲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5년째 한 끼 급식비 지원이 3000원에 머물고 있어 지역아동센터의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주 5일제 수업이 본격화 되면서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방과 후 급식은 하루 한 끼가 아닌 토요일과 공휴일까지 하루 두 끼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운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도내 12개 시·군의 별도 급식비 지원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조리사 급여나 급식비 보조를 따로 해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그나마 여유가 조금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란 설명이다.

실례로 가까운 강원도의 경우 1인당 급식비를 5000원까지 현실화 하거나 조리사 급여를 따로 책정해 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충북 도내는 물가인상분을 고려하지 않은 급식비 한 끼 당 3000원에 조리사 급여까지 따로 책정해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 운영난이 더욱 심각하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 태동해 임대료에 대한 부담이 없던 시설들마저 최근 외면 받는 시설로 전락해 분리되면서 시설 임대료에 대한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청주 내덕동의 한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교회 시설로 시작해 지난해 분리되면서 사무실 임대료에 대한 부담은 물론 신규시설로 전락해 운영비 지원을 받지 못해 운영난을 겪었다. 교회는 사정상 지역아동센터 운영이 힘들다는 입장이었고 공간을 비워줘야 했다는 것이다. 이는 종단에서 개척교회에 치중하면서 지역아동센터 사업을 접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교회는 지역에서 무려 14개의 개척교회 문을 열었다고 한다.

충북도,"급식비 현실화 검토중"
청주 수곡동의 한 지역아동센터도 사회복지법인이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인 시설로 분리되면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이는 '1시설 1기관장으로  겸직할 수 없다'는 운영규정이 강화된 이유에서였다. 본래 지역아동센터는 갈 곳 없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학습, 급식 등을 위해 종교시설에서 공부방 형태로 처음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 지역아동센터가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로부터도 외면 받는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는 것이 청주지역아동센터 원장들의 말이다. 청주시지역아동센터 연합회 이문호 사무국장은 "채소 값, 과일값은 다락같이 올라 장보기도 힘든데 한 끼 급식비는 5년 전과 똑같은 3000원이다"며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서 토요일, 공휴일까지 합쳐 하루 두 끼 이상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 급식비 현실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자장면 값(5000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고 말했다.

충북도 복지정책과 홍성견 주무관은 "올해는 사업 중간에 힘들고 검토해서 내년에 현실화 하려 검토중이다"며 "법상으론 지원이 안 되는 문제였으나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국비가 일부 지원 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충북도와 시·군의 예산을 매칭펀드 형식으로 50%씩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도내 아동급식은 학기 중 아동 무료급식, 방학 중 급식, 저소득 가정 아동 급식, 지역아동센터 이용 급식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이 같은 도내 아동 무료급식 대상자는 5만 명으로 191억 원이 소요된다. 이는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도내 청주지역아동센터만 65개에 이른다. 이들 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저소득 가정 아동 1인당 급식비를 1000원씩만 인상해도 무려 58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충북도는 물가인상대비 1인당 급식비가 현행 3000원이란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따라서 "올해 안에 검토를 거쳐 적어도 내년 초엔 1인당 급식비를 5000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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