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담장 무너뜨리고 녹색도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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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담장 무너뜨리고 녹색도시 만들자’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4.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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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담장허물기사업 활성화기대
청주교대, 학교숲가꾸기 주민 ‘환영’

청주시가 ‘아름다운 녹색도시건설’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담장허물기’사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공공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청주교육대학교가 ‘담장허물기’사업 취지에 걸맞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청주교육대학교의 모범적 사례를 계기로 ‘담장허물기’사업이 가속도가 붙어 다른 기관의 참여를 일궈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교뜰에 내나무 심기’행사 열려
지난 4일 오후 4시, 청주교육대학교에서는 ‘학교 뜰에 내 나무 심기’행사가 열렸다. 지속적으로 청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담장허물기’사업과 연계하여 청주시와 청주교대가 총 사업비 6억을 들여 연차적으로 연못과 분수대, 산책로를 교육대학교 담장이 허물어진 자리에 조성할 계획이다.

그 사업의 하나로 담을 허문 자리에 개인이 기증한 나무를  직접 심는 참여의 기회를 주었다. 3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한대수 청주시장과 김영근 청주시의회의장,충북생명의 숲 이도영 상임대표의 축사와 그간의 사업추진 내용설명으로 시작됐다.

교육대학교 측은 “작년 가을 전국 교육대학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대학으로 선정되어 교육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데 쓰기로 하여 대학의 담장을 허물고 숲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시민에게 대학을 개방하기로 하였다. 여기에 청주시가 3년에 걸쳐 3억원의 재정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청주교대 청남로 방면 200m에 달하는 대학교 담장을 철거하고 산책로와 쉼터, 생태 연못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며 사업추진 목적과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청주교대 담장자리에 펼쳐질 숲을 조성하는 데에는 4400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그 중 절반이 넘는 2200여만원을 학교구성원들의 캠페인을 통한 기금조성으로 충당했다. 이를 기념해 이루어진 이날 ‘학교 뜰에 내 나무 심기’ 행사에서는 기증자들이 직접 나무를 심는 등 참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무심기에 앞서 나무심는 방법과 각 나무들의 특성을 설명한 유인물을 나눠주고 담당교수의 지도가 이루어졌다. 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은 “나무를 직접 심은 것은 아니지만 흙을 채우고 이름표를 달면서 숲에 대한 애착과 참여했다는 자긍심이 생겼다.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갖고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지켜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나무심기 행사에서 일반인들이 이미 성장한 수목을 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 큰 무리가 없는 ‘흙 다지기’ 정도만 참여하게 했다.

이렇게 나무를 심어 놓은 교육대학교 전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휴식을 취하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한 어머니는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여기 있을때 만큼은 도시의 복잡함을 잊을 수 있어 좋다. 아이들에게도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어 교육적인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이젠 숲을 보여주려 일부러 교외로 나갈 필요가 없겠다”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주변에 이러한 사업을 지켜보지 못하는 시민들은 ‘담장허물기’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선택받은 지역의 주민만이 누리는 호사일까?

아름다운 청주위해 공공기관 앞장서야
청주시는 올 한해 ‘담장허물기’와 ‘학교숲조성’에 4억3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았다. 청주시 공원녹지과 이창세 계장은 “신청만 있으면 추진외 예산을 받아서라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청주시의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담장허물기’사업은 푸른청주21 추진협의회가 충북도로부터 상금 5000만원을 받고 상금의 사용용도를 공모하면서 이루어졌다. 녹색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당선된 용암겳陸쨦방서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청주환경운동연합이 담장허물기 사업을 제안하면서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해 용암동사무소,청주환경운동연합, 푸른청주21 추진협의회, 충북대 건설기술연구소가 용암동 녹색마을만들기 추진팀을 꾸리고 용암초등학교 담장을 허문 것이 사업의 시작이다.

용암초등학교는 중흥공원쪽 담을 허물고 공원 200여평 부지에 40여종의 야생화단지를 만들어 어린이들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패랭이꽃, 하늘매발톱, 층층이, 까실쑥부쟁이, 큰꿩의 비름, 할미꽃 등 야생화를 한자리에 모아 놓은 자연학습원까지 생겨났다. 

 힘얻는 ‘담장허물기’사업
그 후 지난해까지 청주병원, 청주시청, 흥덕구청, 공단공업사, 사직1동사무소, 청주YWCA, 용담초등학교 정도가 담장을 허물었을 뿐이다.근근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조금씩 활성화되어 가는 분위기다.

이미 청주교육대학교와 남성초등학교, 모충초등학교, 우암초등학교 등 4개 학교의 담장이 허물어지고, 학교 숲을 조성 중이다.

우암초등학교는 9000만원을 들여 140m의 담장을 허물은 자리에 파고라 등 8종의 시설물과 520㎡의 도로포장, 그리고 소나무 등 10종의 1020본의 나무를 식재하고 향나무 등 25본의 나무를 이식하는 사업을 이달 말까지 펼친다. 또한 남성초등학교는 6700만원을 들여 담장 64m 철거 구간에 파고라 등의 시설물과 1940여본의 수목을 식재하고, 모충초등학교에는 4억9000만원을 들여 34m의 구간에 앉음벽 등 4종의 시설물 그리고 818본의 수목식재와 벌개미취 등 1,300본의 야생화를 이달 말까지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봄을 맞아 다시금 불고 있는 담장허물기 바람에 영향력있는 기관이 참여해 녹색도시건설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충북도청의 완전개방과 청주지방법원, 대학캠퍼스 등 공공건물이 앞장서서 담장을 허물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청주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시민단체 관계자는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학교 뜰에 내 나무 심기’ 행사가 갖는 의미는 크다. 아름답게 탈바꿈한 청주교육대학교의 모습을 통해 ‘담장 허물기’사업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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