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3년만에 또 다시 노조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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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3년만에 또 다시 노조 결성
  • 민경명 기자
  • 승인 2004.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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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참을 수 없다'
회사 정리 의도와 파행인사 등에 분노

충청일보 노조가 3년만에 재설립 됐다.

충청일보 편집국 기자 등 직원들은 지난 7일 오후 설립 총회를 갖고 편집국 사회부 문종극 차장(45)을 위원장으로, 제작국 곽치섭차장(40)과 편집국 편집부 안병권차장(40)을 각각 부위원장, 편집국 한인섭기자를 사무국장으로 선출하면서 노조를 설립했다.

노조 설립 방법은 개별 신고가 아닌 언노련의 산하 노조로 등록하는 방식을 택했다.

충청일보 노조는 1987년 창립돼 전국에서 처음으로 편집국장 직선제를 도입하기도 했으나 1998년 전직 문제로 임명 파동을 겪은 뒤 취임한 안기부 출신 사장 재임 때 와해된 후 2001년 다시 설립됐으나 곧 바로 해산했다.

3년만의 노조 재설립은 회사를 없애려는 사측의 의도와 파행인사가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원 A 씨는 “58년 역사를 지닌 언론사를 사주 개인의 입맛에 따라 정리하려는 것은 도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해 사측이 회사를 정리하려한다는 의도가 파악됐음을 밝혔다.

충청일보 조충 전무는 지난 주 열린 사원총회에서 “나는 임광수 회장의 전권을 위임받고 임명됐는데 올해 말까지 회사를 정리하러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잘 되고 있어 지난 미스충북대회 때 임회장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A 씨의 전언이다.

사원들은 이렇듯 사주인 임광수회장이 회사 정상화보다는 회사 정리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데다 최근 단행된 인사가 파행으로 이어지자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고, 물러설 곳도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 노조결성으로 맞선 것이다. 

최근 충청일보는 사진부 폐쇄를 선언, 사진부 기자들의 집단 사표 제출 사태를 겪은 뒤 철회했고 서열을 완전히 무시한 채 모기자를 정경부 차장으로 발령 내려다 소속 부원들의 반발로 무산되는 인사 파동을 치뤘다.

편집국 B 기자는 “이런 인사는 광고 영업을 잘 하는 기자에 인센티브를 줘 모든 사원을 광고 영업에 내 몰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직원들은 지난달 열린 미스충북대회에 전사원이 매표에 매달렸던 일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B 노조원은 “1만원에도 외면 받는 미스충북 입장권을 2만원에 전사원이 나서 팔아야 했다. 표는 거의 다 팔았는데 정작 입장객은 5백여명에 불과했다”며 “더 이상 방관하면 양아치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고 진저리 쳤다.

충청일보 노조는 이번만은 그냥 넘어갈 수 없고, 이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회사측이 현 사태를 오판하고 노조 와해 또는 무시 작전으로 나오면 직원 급여액 공개, 사주의 계속된 경영 파행 폭로 등 대외 강경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를 정리하려는 사측의 불순한 의도와 인사파행 등을 바로잡는 회사 정상화에 노력을 경주 하겠다”며 “일단 많은 직원들이 노조에 우호적으로 나오고 있는 만큼 노조 안정화를 이룬 뒤 사측과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조 결성에 지나치리 만치 거부감을 보여 온 충청일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binews 민경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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