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419=97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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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419=97이지만….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3.04.10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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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재표·글씨: 김재천

4·19가 다가온다. 1960년 전국의 청년학생들이 들고 일어나 3·15 부정선거를 자행한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을 심판한 날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로 시작된다.

아이러니하게도 1987년 12·12 쿠데타의 주역인 전두환 정권 당시 이뤄진 9차 헌법개정안에서 4·19는 비로소 혁명이 됐고 그 정신을 계승하게 됐다. 전두환 정권은 이에 앞서 1980년 8차 개정에서 “유구한 민족사 빛나는 문화 그리고 평화수호의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에 입각한 제5민주공화국의 출발에 즈음하여…”라며 아예 4·19를 지웠었다.

그 이전에는 어땠을까? 5·16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4.19를 ‘정의로운 일을 위해 개인이나 집단이 의로운 일을 도모한다’는 뜻의 의거(義擧)로 규정했다.

대신 혁명의 자리는 5·16이 차지했다. 1962년 박정희 정권이 5차 개정한 헌법의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4.19의거와 5.16혁명의 이념에 입각하여…”로 시작한다.

4.19혁명으로부터 53년이 흐른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5·16은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발언했다가

지난 대선 때는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순화했다. 516-419=97이지만 5·16에서 4·19를 빼면 또 다시 쿠데타가 혁명대접을 받지 않을까 염려스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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