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공직…신라시대 이사금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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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공직…신라시대 이사금 생각나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3.12.0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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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재표 · 글씨: 김재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됐다. 지방선거가 불과 6개월여로 다가오면서 출마에 뜻을 둔 인물들이 얼굴 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는 체면(體面)은 내려놔야한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그런데 거론되는 이들은 대부분 전·현직 고위 공무원들이다. 그들이 평소에도 이렇게 공손하고 상냥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에도 잠겨본다.

지방의회 부활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지방자치가 되살아난 지 무려 23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 출마자, 특히 단체장 출마자들은 하나같이 공무원 출신이다. 지방선거가 공무원의 정년연장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 출신을 배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 출신이 아니고서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당선문은 비좁아 보인다.

고위 공무원 출신들이 단체장을 장악하다 보니 혁신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도 안정감이 있지 않냐’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재선, 3선을 거듭하면서 독선으로 흐르는 경향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계획대로 정당공천이 폐지된다면 시장·군수들은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는 소공화국의 통치자가 될 수도 있다. 임기가 보장된 자리이다 보니 중앙의 장·차관 출신들이 시장·군수를 마다않는 것이다. 고령화도 문제다. 현재 도내 시장·군수 12명 가운데 50대는 3명 나머지는 모두 60대 이상이다.

신라신대 왕을 한때 이사금이라고 불렀다. 제3대 유리왕에서 제18대 실성왕까지 이 칭호를 사용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유리와 탈해가 서로 왕이 되는 것을 사양하다가 나이가 많은 사람이 왕이 되기로 했다. 이들은 치아가 많은 사람이 나이가 많다고 해서 떡을 깨물어 치아의 수를 셌다. 그가 3대 유리 이사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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