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충호’ 뜨고 이기용 출마설로 시끌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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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충호’ 뜨고 이기용 출마설로 시끌벅적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3.12.18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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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충북·충북인을 말한다/ 정치·행정분야 결산
교수신문이 매년 발표하는 사자성어를 보면 그 해를 알 수 있다. 거세개탁(擧世皆濁), 엄이도종(掩耳盜鍾), 장두노미(藏頭露尾) 등 항상 부정적이었다. 올해는 아직 발표를 안했으나 부정적인 사자성어가 선정될 것 같다. 충북지역의 한 해를 정리해 보니 역시 좋은 뉴스가 없었다. 언제쯤 긍정적인 단어를 써볼까. 인물을 통해 정치·행정, 경제, 사회·노동, 문화분야의 빅뉴스를 정리해본다.

“이젠 ‘영호남’ 아닙니다. ‘영충호’입니다”
이 지사, 신조어 감각 인정하지만 선거용은 아니겠지?

이시종 지사
이시종 지사가 신조어 ‘영충호’ 덕을 봤다. 지난 5월 말 충청권 4개 시·도 인구는 호남권 인구를 408명 앞질렀다. 그러자 이시종 지사는 8월 간부회의 석상에서 ‘영호남’이 아니고 ‘영충호’라는 신조어를 내놨다. 그 후 이 용어는 네이버·다음같은 포털사이트에 올라갔다. 11월 말 기준 충청권 인구는 호남권을 1만8577명 앞서며 더 격차를 벌렸다.

과거 영호남의 패권주의 속에서 존재감조차 없던 충청권이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 덕택이 크다. 세종시 건설과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주효했다. 현재 인구증가폭이 가장 큰 곳도 세종시와 기업들이 많이 들어선 충남 쪽이다.

영충호는 신수도권시대와 맥을 같이 한다. 이 지사는 금년 1월 새해 벽두 충북이 대전·충남·세종시와 함께 신수도권시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도민들에게 영충호라는 단어는 여전히 추상적이다. 게다가 과거 영호남의 패권주의를 봐왔던 터라 다른 지역을 배척하는 지역이기주의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가만히 있어도 인구는 늘어난다. 중요한 것은 영충호의 내용을 채우는 것이다. 이 지사는 12월 월례직원조회에서 영충호시대 개막을 올해 10대 도정성과의 으뜸으로 꼽았다. 하지만 영충호는 하나의 현상이지 도정 성과로 보기에는 억지스런 면이 있다. 신조어를 내놓은 이 지사의 감각은 인정하지만, 혹시 이 용어가 업적 내지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사용되다 폐기처분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이래도 교육만 생각하는 사람?
이기용 교육감, 말로는 ‘출마 NO’ 행보는 이미 ‘정치인’

이기용 교육감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은 올 한 해 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말로는 “교육 외에는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내년 1월 출판기념회까지 예정하고 있다하니 정치인이 맞기는 맞다는 게 중론. 그의 도지사 출마설이 이슈가 된 것은 노욕도 노욕이지만 가장 비정치적이어야 할 교육계가 수장으로 인해 정치화됐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그는 올해들어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충북전역을 누볐다. 도내 유·초·중·고 학교의 급식소 개축 기공식부터 비교육 행사까지 훑듯이 다녔다. 이 과정에서 의전 불만 때문에 행사에 불참했다는 뉴스까지 있었다.

교육감이 이러니 수장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일부 교육장이나 간부들은 행사에 가서 ‘교육감 대신 왔다’며 축사를 했다. 아울러 지역교육장·학교장·학부모 등은 모임을 갖고 도지사에 출마하면 밀어주자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구시대 정치인들처럼 부하직원을 10여명씩 대동하고 행사장에 나타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충북문화관 옥천군 문화의 달 행사에는 일과시간 임에도 옥천지역 교육장과 교장 등 10여명을 대동하고 등장해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러다보니 지난 10월 있었던 도교육청의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교육감의 도지사 출마설이 주요 이슈가 됐다. 교육에 전념해도 모자랄 판에 행사 참석이 지나치다며 출마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도 그는 일언반구 없이 버텼다. 이런 판국에 충북교육계에는 교사의 학생 성폭행사건과 가혹한 체벌로 사망사건까지 발생해 그는 결국 도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충북 정치인들의 뒷모습, 슬프거나 지저분하거나
김종률 전 위원장 자살 ‘충격’, 박덕흠·윤진식 재판 ‘술렁’

김종률 전 위원장
올해는 정치인들의 신상에 관한 뉴스가 많았다. 지난해 김병일 씨에 이어 김종률 전 민주당충북도당 위원장이 자살해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또 박덕흠·윤진식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조사를 받느라 지역정가가 한동안 술렁였다. 사람은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하는데 충북의 정치인들 뒷모습은 이렇게 슬프거나 지저분했다.

김종률 전 위원장은 지난 8월 12일 한강에 투신했다. 그는 제17대·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단국대 이전사업과 관련해 돈받은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런 뒤 3년 6개월만에 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재기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투신 직전 지인과 카카오톡 대화에서 “억울하다. 죽고싶다”는 말을 했고, 검찰 앞으로 “내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는 글을 남겨 구구한 소문들이 떠돌았다.

김 전 위원장은 2011년 알앤엘바이오 라정찬 회장이 부실회계 문제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금융감독원 간부에게 5억원을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았다. 그는 여기서 배달사고를 냈다고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는 게 검찰 얘기다. 하지만 배달사고가 아니라 밝힐 수 없는 사람에게 뇌물을 전달했기 때문에 덮고 가는 것이라는 얘기들도 있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어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리고 박덕흠 새누리당 도당 위원장(보은·옥천·영동)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벼랑끝까지 몰렸으나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같은 당 윤진식 의원(충주)의 항소심 선고는 미뤄져 해를 넘기게 됐다.

“자치단체장·국회의원 낙선운동 하겠다”
최병우, “행정기관 손해 날 것 없지만 주민들은 파산” 주장

최병우 위원장
지난 10월 3일 이시종 지사는 오송역세권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이 날은 하필 개천절이었다. 충북도는 출입기자들에게 이 날 기자회견 소식을 알렸고, 기자회견은 진행됐다. 하지만 이 지사는 왜 공휴일에 충북도의 중점사업 포기선언을 했을까. 당연히 말이 많았다. 그 날 저녁에는 또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이 밀레니엄타운 부지에서 열렸다. 부정적 여론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오송신도시 개발은 민선3기 때부터 시작됐다. 그 만큼 역사도 길고 우여곡절도 많았다. 도는 1차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실패하자 청주시·청원군을 끌어들여 공영+민자유치 방식으로 바꿨으나 끝내 민간사업자를 유치하지 못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나친 지가상승이 원인. 그러자 화난 것은 이해관계가 얽힌 주민들이다.

오송역세권 원주민대책위(위원장 최병우)는 “오는 12월 29일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 주민의 1/3은 파산하고 만다. 역세권사업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면 현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의 낙선운동을 벌일 것이다. 전답은 환지개발, 주택은 수용방식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원군에 환지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재추진해 달라고 요구했고, 군은 지난 16일 이를 추진하기 위한 TF팀을 구성했다. 행정기관은 여유, 주민들만 몸이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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