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수업'두고 춤춘 충북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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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교시 수업'두고 춤춘 충북도교육청
  • 민경명 기자
  • 승인 200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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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수차례 번복 혼란 가중
전교조 반대 '자전거투어' 돌입
충북도 교육청이 ‘0교시 수업’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해 교육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4월22일 전교조 충북지부와 단체교섭을 통해 ‘0교시 수업 금지’ ‘보충수업 및 야간자율 학습 고 1, 2학년 오후 10시, 3학굔 11시 제한 등 보충 수업과 관련된 10개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에서 ‘0교시 수업 금지’합의는 학교 운영위원회 재량권을 무시한 것으로 무효라는 입장을 보이고 나서자 도교육청은 ‘0교시 수업’이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으로 전환했다.

이어 지난 18일 ‘고등학교 교감 및 장학사 협의회’에서는 도내 인문계고의 63%가 0교시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는 자료를 내면서 ‘0교시 수업’을 사실상 인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도교육청이 전교조와의 ‘0교시 수업 금지’에 합의한 후 지난달 열린 도교육위원회에서 “청주시내 대부분의 인문계고에 o교시 수업을 하는 학교는 전혀 없다”고 밝힌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더욱이 앞서 도교육청은 합의 직후 청주시내 대부분의 인문계고에서 0교시 수업 등 파행적 보충수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교조의 주장에 따라 문제가 된 학교에 대한 진상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었다.

이런 오락가락 뒤에 결국 도교육청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0교시 수업을 합의하긴 했지만 이미 실시하고 있는 수업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워 2학기부터 0교시 수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교조충북지부는 23일 오전 도교육청 정문에서 ‘0교시 수업중단 자전거 투어 결단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가는 등 도교육청의 태도 변화에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는 “도교육청은 지난 4월 합의 이후 입장이 변화하기 시작해 이제는 단체교섭을 실질적으로 뒤집었다”며 “등교 시간의 자율운영은 0교시수업을 오후로 돌리고 파행적 수업을 조장하는 기만책”이라고 주장했다. 성방환 지부장 등은 이날 단양군 단양고를 시작으로 자전거를 타고 도내 전지역을 돌며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0교시 수업 등 파행적 보충수업의 문제점을 알리고 이의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도교육청과 전교조의 ‘o교시 수업 금지’ 합의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도교육청의 입장변화에 영향을 끼친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의 대표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0교시 수업’문제는 교육현장의 갈등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분명한 도교육청의 입장과 그에 따른 흔들림 없는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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