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반전…지방선거 대거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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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반전…지방선거 대거 출마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4.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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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합진보당, 신장호 지사 후보 등 20명 준비 중
노동·정의당도 잰걸음…전공노·농민회는 무소속 도전
6·4 지방선거에서 과연 진보정당들도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신문, 방송을 아무리 훑어보고 뜯어봐도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없다. 2012년 대통령선거가 사실상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맞대결 양상으로 치러진데 따른 여파가 크다. 박근혜와 문재인이라는 두 기관차가 정면충돌했고 결과는 문재인호(-號)에 안전벨트도 없이 탑승했던 다수의 진보세력들이 상처를 입었다.

▲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진 통합진보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대적으로 후보를 낼 계획이다. 사진은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신장호 도당위원장과 충북도의회 후보들.

통합진보당은 표적이 됐다. 대선 전에는 당내 부정경선, 대선 후에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등으로 여론, 특히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19대 총선에서 함께 후보전술을 구사했던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을 거들기는커녕, 거리두기에 바빴다. 다른 진보세력들도 진보의 입지가 위축된 것에 대해 통합진보당을 향해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통합해 노동당이 탄생했지만 대선과정에서 통합진보당과 결별한 정의당도 있다. 문제는 이들 정당의 지지율을 다 더해도 현재로서는 10%를 넘기 어렵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17대 총선에서 13.8%의 정당득표를 얻은 것을 생각하면 ‘아 옛날이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제는 진보가 기를 펼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겠냐는 관측부터, 후보를 낸다한들 결과가 참혹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진보정당들은 6?4지방선거를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느 정당이든 지방선거를 배수진으로 보는 것이다. 또 통합진보당의 부침으로 진보정당의 위상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진보진영 사이에서도 우위를 점하려는 어깨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처 입은 통합진보 ‘인해전술’

가장 내상이 클 수밖에 없는 통합진보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하는 후보를 출마시킬 방침이다. 공격이 최대의 방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2월17일 이석기 의원에 대한 1심에서 내란음모가 인정돼 징역 12년이 선고됐고, 정당해산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당(求黨)의 통로로 지방선거를 택한 것이다.

국민의 선택을 통해 정당성을 확보하고 최소한 당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려는 심산이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목표했던 득표율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입지가 더욱 축소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비장하다.

신장호 도당위원장은 충북지사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신장호 위원장은 “도지사 후보로 나서서 전체 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 시장·군수 후보는 내지 못하지만 광역과 기초의회 후보로 20명을 낼 계획이다. 현재 15명 정도가 출마를 결정했다. 30명이 출마했던 2006년 지방선거보다는 적지만 13명이 나섰던 2010년보다는 많은 후보가 선거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출마가 확정된 통합진보당의 예비후보는 신장호 위원장 외에도 충북도의회 후보만 ▲김도경(청원군2) ▲이명주(청주시8) ▲장성유(진천군1) ▲이상덕(청주시2) 등 4명에 이른다.

목표는 정당득표에서 5%를 넘어서고 3명(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2명)이 당선됐던 2010년보다 2배수 이상 당선자를 내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쉽지 않은 목표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이 모두 다시 출마하고, 청주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지역 활동을 활발히 했던 분들이라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당의 위기도 위기지만 민주주의의 위기이기도 하다. 독재에 맞서 정면 승부하겠다. 출마까지 막으려는 시도에 맞서 진짜 야당의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유일한 진보좌파 선언”

노동당도 이번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진보정치의 위기 속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세영 노동당 충북도당위원장은 “유일한 진보좌파정당은 노동당뿐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 위상을 확보하겠다. 충북에서 최소한 2% 이상의 정당득표율을 올리고, 2016년 총선에서 의석을 낼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노동당 충북도당은 중앙당 방침에 따라 광역의회 선거에만 후보를 낼 계획이다. 충북은 수도권 등 타 지역에 비해 역량이 미약한 것도 사실이다. 현재 충북도의회 비례에 충주지역 여성인사의 출마가 사실상 확정됐고, 도의회 지역구에도 청주 2명을 비롯해 2,3명 정도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아직 대의원대회를 거치지 않아 후보의 면면을 공개할 수는 없다. 통합진보당과는 조만간 만나서 출마지역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할 의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통합진보당도 이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정의당에서 당명을 바꾼 정의당은 아직 도당을 등록하지 못했지만 이번 선거 국면을 조직 확산의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정당법 상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한다. 후보를 최대한 냄으로써 몸집도 불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는 것.

김학래 도당(창당준비)위원장은 “도의회 비례를 비롯해 청주와 충주, 제천 등에서 광역과 기초의회 후보 5명 정도가 출마할 것이다. 정당득표율도 7~8%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참여계가 주축이다. 따라서 진보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연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진보, 당선 위해 ‘무소속’ 선택?

역시 도당 창당을 준비 중인 녹색당도 지방선거 참여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최시영 녹색당 충북도당 사무국장은 “도의회 비례대표 1명이라도 내보내는 것이 선거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기탁금 말고도 공보물 인쇄 등 최소한 선거경비를 마련하는 것이 고민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지는 경향 가운데 하나는 과거 진보정당 소속이던 인사들이 당을 떠나 출마하려는 경향이다. 진보정당이라는 간판이 당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무소속 출마의 길을 선택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전공노 해직공무원, 농민회 활동가들 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공노 해직공무원 중에서는 김현기 전 전공노 청주시지부 집행위원장이 청주시의회 다선거구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종영 괴산군 해직공무원은 괴산 가선거구 출마를 준미 중이다. 농민회 출신으로는 이광희 현 괴산군의원, 이상정 음성군 농민회장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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