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장 체육관 경선, 컨벤션효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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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장 체육관 경선, 컨벤션효과 노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4.04.0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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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50%에 국민선거인단 50%, 4600명 결집 목표
당협위원장 입김, 학연·지연, 軍인맥 등 얽히고설켜
새누리당 충북도당이 통합 청주시장 경선에 모든 것을 걸었다. 도지사 후보로 당내 양강구도를 이끌었던 이기용 예비후보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퇴하면서 도지사 선거가 다른 선거를 견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충북도민의 절반이 살고 있는 통합 청주시의 첫 수장을 뽑는 선거라는 점에서 도민 전체의 관심도 쏠려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송광호 의원)는 여타 지역의 경선방식을 정한 뒤 사흘이 지난 3월28일에서야 청주시장 경선방식을 확정, 발표했다. 방식은 책임당원 2300명과 국민선거인단 2300명 등 4600명이 4월23일 청주체육관에 모여 시장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여론조사 또는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병행하는 다른 시군과 달리 청주시장만 체육관 경선을 치르는 것이다.


송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도지사 경선의 흥행요소가 부족해 체육관에서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국민선거인단의 경우 샘플 하나를 추출하는데 5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와는 비용이 비교도 되지 않는다. 역(逆) 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일일이 우리 당을 지지하는지 먼저 물어야하고, 성비, 연령비율을 정확히 맞춰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전화면접 조사원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새누리당 지지자를 가려낸 뒤 성별과 연령의 비율을 맞춰 경선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2300명의 국민선거인단을 구성해야한다는 얘기다.

국민선거인단을 2300명으로 정한 이유는 통합 청주시의 4개 국회의원 선거구(청주 상당, 청주 흥덕갑, 청주 흥덕을, 청원)의 책임당원이 2300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모두 참석한다면 4600명을 모아놓고 합동유세를 진행한 뒤 현장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현 여론조사는 인지도를 반영

예비후보로 등록한 4명의 경선주자들은 경선방식에 따라 유·불리를 따질 수밖에 없다. 룰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법칙이다. 예컨대 격투기에서 입식 타격만 허용하느냐, 아니면 그라운드 기술을 허용하느냐와 마찬가지다. 경선방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지만 불리하다고 반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당이 청주시장 선거를 통해 전체 선거의 컨벤션 효과를 노리겠다는데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4명의 경선주자는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남상우(민선 4기) 전 청주시장, 이승훈 전 청원 당협위원장, 한대수(민선 3기) 전 청주시장 등이다. 전직 시장 출신 후보들이 인지도에서 강세를 보이고, 이승훈 전 당협위원장은 청원에서 지난 총선에 출마했었다.

김동수 전 차관은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이다. 남일초-운호중-세광고-청주대 등 모두 지역에서 학교를 나왔고, 다른 후보들과 학연에서 교집합이 없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지지층에서는 충성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 경향은 단체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영역을 넘나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김 예비후보의 경우 청주 상당과 청원군이 상당구와 청원구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일단 ‘얼굴 알리기’만 제대로 해도 밑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남상우 전 시장은 지난해 6월부터 사실상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시장 재임 당시에도 저돌적인 스타일 때문에 시민들에게 각인 효과가 컸다. 지난 지방선거 공보물에서도 자신을 ‘눈 잘 치우는 시장, 휴일에 외손녀를 업고 산불 끈 시장’으로 소개했다. 따라서 내심 여론조사 경선을 원했었다. 그러나 당원투표에 국민경선 등 의도와는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남 예비후보는 “여론조사였다면 쉽게 될 수 있는 게 조금 복잡해졌을 뿐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당원들과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투표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결과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당에도 뿌리가 깊고 흥덕을 초대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책임당원, 소신 투표할까?

이승훈 전 청원당협위원장은 말을 아꼈다. ‘예비후보 등록 직전까지 당협위원장을 맡았으니 청원군 책임당원들은 몰표를 주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몰표가 오겠냐. 뜻을 같이했던 분들을 만나서 조직표를 챙기는데 초점을 맞춰야한다. 지금까지는 여론이 중요하다고 보고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행사장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정무부지사 시절 호흡을 맞췄던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의 지지도 등에 업고 있다. 인지도에서 강점을 보이는 남상우, 한대수 전 시장이 청주지역의 표를 나눠 갖고 청원에서 선전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원투표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여론조사 대신 국민경선으로 가면서 쾌재를 부르는 것은 한대수 전 시장이다. 아무래도 국민선거인단의 투표율이 당원투표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당심을 아는 그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시장은 그러나 차분하고 신중하다. 한 예비후보는 “상당구 당협위원장과 충북도당위원장, 중앙당 사무부총장까지 당을 위해 오래 일했다. 그렇다고 다 내 편이라고 볼 수 있겠냐? 다만 나도 정치하면서 많이 실패했고, 누린 것도 없기에 누구에게 상처를 준 것도 없다. 크게 미워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4개 당협의 책임당원 2300명의 분포는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4등분 하면 당협마다 500~6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 400명에서 800명까지 2배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협위원장의 복심이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위원장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변수는 학연과 지연에 해병대 인맥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것이다. 책임당원이 8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흥덕갑의 최현호 위원장은 고교 학연에서 남상우 예비후보, 해병대 인맥에서 한대수 예비후보와 교집합이 있다. 위원장들이 섣불리 속내를 드러낼 수 없는 이유다.

경선방식 왜 서로 다른가?
당협위원장 의견 존중해 공천관리위가 결정

새누리당의 경선룰은 크게 네 가지다. 청주시의 국민경선방식이 있고 당원선거인단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 당원투표 50%+여론조사 50%, 여론조사 100% 등이다. 예컨대 충주시장과 중부 4군의 군수 선거는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동일비율로 적용하는 방식을 택한 반면, 제천과 단양, 남부 3군의 단체장 후보는 여론조사 100%로 결정키로 했다. 청주와 청원권의 지방의원 후보는 모두 당원투표로만 뽑기로 하는 등 당협을 기준으로 엇갈린다.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할까? 이와 관련해서는 결과에서도 보여지 듯 당협위원장들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경선방식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비후보 사이에 유·불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천관리위는 그러나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에서 내렸음을 강조하고 있다.

최현호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은 “당헌·당규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해당 당협 별로 방식을 선택했다. 물론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가 내렸다. 이 과정 속에서 당협의 건의 안과는 다른 결정이 내려진 곳도 있다.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위원장은 또 “방식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경쟁력이 있고 열심히 한 사람이 최종 후보가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경선 결과는 당협위원장들의 조직장악력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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