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이뤄진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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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이뤄진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농성
  • 강일구 시민기자
  • 승인 2014.09.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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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 총 358명 릴레이 단식… 시민단체·정당·시민 등 참여
   
▲ 강일구 충북대 전자공학부 4학년
청주 상당공원에는 아직도 세월호 참사 이후 걸린 수많은 노란 리본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참사 이후 160일이란 시간이 지나도록 공원에 있는 노란 리본들은 비와 바람을 맞아 훼손됐지만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웹툰 캐릭터들이 수놓인 플래카드에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글을 공원 곳곳을 걸어 놓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특별한 천막 하나가 상당공원 앞 인도에 세워졌다. 광화문 앞에만 있을 것 같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단식 농성 텐트가 그 것이다. 광화문에서 시작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단식 투쟁이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으면서, 전국적으로 단식농성장이 생겨나게 되었고 충북에서는 청주와, 충주, 제천에 농성장이 세워졌다. 11일간 총 358명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릴레이 단식 농성을 이어갔고 제천에서는 추석까지 143명이 농성을 이어갔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 농성은 충북지역 세월호 참사 시국회의에 의해서 주최되었다. 상당공원에서는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2개의 천막에서 통합진보당, 청주 청년회, 희망 청년회, 충북 참여연대 등이 릴레이 단식을 이어갔다. 이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천막이 하나 더 세워져 자발적으로 단식 농성에 참여할 수 있었다.

웃음꽃 핀 단식농성장

9월 3일 단식 농성에 참여한 주부 전은수씨는 “세월호 특별법의 통과 보다는 이 나라의 잘못된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것 때문에 이렇게 나오게 되었다. 잘못된 일들이 국민들의 작은 힘으로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면 이 세상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내가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이렇게 단식을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 한밤중에도 불이 켜져 있는 상당공원 앞 단식 농성 텐트.

같은 날 단식 농성에 참여한 충북대의 한 학생은 “‘DMZ 평화의 길’이란 행사에 함께 참여했던 인원들로부터 단식 릴레이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돼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다. 혼자 집에서 단식을 하면 실패할 것 같아서 상당공원으로 나오게 되었다”라고 이번 단식 시위의 참가 배경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였다.

천막 안에서는 농성장이라고 하여 모두가 심각한 분위기에 휩싸여 단식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식 농성자들과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은 자리에 앉아 독서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지루하면 서로 이야기도 나누며 다들 배고프지만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 나갔다.

단식 농성에 참가한 한 노조원은 눈앞에 헛개나무차가 보이자 “헛개나무 차는 물맛이니까 먹어도 되지 않나?”라고 옆에 있던 비참가자 노조원의 눈치를 보며 물어보자, “아니지, 칼로리 있는 거면 다 안 되지!”라며 영양성분표를 보라는 대답이 돌아와 천막 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주부들만 있던 텐트에 남자 대학생이 단식에 동참하자 다들, “이거 웬일이야! 오늘 계 탔다!”라고 말해 농성장을 다시 한 번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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