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물지 않은 일제시대 잔인한 상처

2016-03-21     육성준 기자

보은군 속리산 여적암에서 북가치로 이어진 울창한 숲 가운데 아름드리 수백 그루의 소나무에 V 모양으로 속살이 깊게 패여 있다. 1945년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치르면서 항공연료를 대체할 송진을 채취하고 남은 흔적이다. 소나무들의 수령은 대략 1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밑동의 둘레는 150~200㎝, 높이가 20m 남짓 되는 소나무가 대부분이다. 곧고 건강한 소나무만 골라 송진을 채취했다는 증거다. 71년이 지난 지금도 소나무는 일제의 잔인성을 남기기라도 하 듯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내며 더욱 곧게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