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을 질투한 정치부기자, 마침내 詩를 쓰다

이재표 청주마실대표 시집 ‘도플러 효과에 속다’ 출간

2016-11-02     김남균 기자

시인을 질투한 정치부 기자가 있었다. ‘충북에선 지사님, 제주에선 사장님’이란 기사 하나에 지역이 술렁거렸다. ‘터널 디도스’ 사건에 이르러서는 나라가 들썩거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세상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후퇴했다. 정치부 기자도 앞으로 더 나가지 못했다. 정치부 기자는 시사주간지를 떠나 마을신문으로, 마을신문에서 다시 스토리텔링 작가로 사방팔방 여행을 떠났다. 목표를 잃은 듯 했다.

그런 그가 다시 자기 고백을 들고 나타났다. 전 충청리뷰 정치부 기자였던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 그가 ‘도플러효과에 속다’(고두미 출판사)란 시집을 들고 나타났다.

그는 고백했다. “흔들렸기 때문에 시를 쓸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최근 4~5년 부쩍 힘에 부쳤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시내버스를 탈 일이 많아졌다. 힘이 드니까 시가 생각나고 흔들리니까 시가 나오더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시내버스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를 썼다. 당연히 시내버스를 소재로한 시가 많다. 시집에는 최근 2~3년 사이에 쓴 시와 대학 시절 쓴 시등 70여편이 실렸다. 가장 오래된 것은 1988년에 지은 시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박목월을 질투하다 박노해를 질투하고 나중에는 시인이란 시인은 다 질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렇게 고백했지만 정치부 기자가 쓴 시에 대해 도종환(국회의원)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재표는 어떤 억압과 구속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하는 시인이다. 그의 내면에는 마당과 하늘과 별빛과 자유를 갈망하는 짐승 한 마리가 있다. 얼마나 쉼 없이 달려왔는지 심장과 간에도 굳은 살이 박혀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