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지만 할매들은 괴로워

2017-04-19     육성준 기자

모처럼 미세먼지와 황사를 씻겨준 봄비가 내렸다. 하지만 청주 육거리 시장 노점 상인에게는 모질고 고단한 비다. “자식들도 어려워 늙은이라도 벌어야 하기에, 먹고 살기 위해 나왔다.” 는 강내면에서 온 김씨 할매도, 회인에서 온 박 할매도 그렇다. 여러 개의 우산을 난간에 동여매거나 비닐로 쏟아지는 비를 피하려 애쓰지만 매 한가지다. 본인들 몸 하나 챙길 여력도 없는 나이에 두릅이며 오이는 비에 젖지 말라고 갖은 방법을 다한다. 그 사이에 ‘우리가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대선 유세차량에서 나온 소리가 울려 퍼진다. 2m 남짓한 인도에 쪼그려 앉아 미세먼지를 내 뿜는 자동차와 아슬아슬한 간격을 두고 하루를 버티고 있는 할매들의 모습에서 우리 경제의 모습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