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보다 빵집이 더 유명해

지역별 유명빵집, 인기 있는 관광상품으로 등장
서문우동의 단팥빵‧맥아당의 직지빵‧청주오믈렛

2018-05-11     박소영 기자

빵들의 빵빵한 도전
청주지역 대표빵은 무엇


유명빵집은 도시의 또 다른 브랜드다. 빵을 찾아 도시를 여행하는 이들도 있다. 대구에는 삼송빵집, 대전엔 성심당, 군산엔 이성당이 있다. 이곳들은 오랜 역사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빵 자체를 도시의 관광상품으로 만들었다. 청주의 대표적인 빵은 무엇일까.

 

반백년의 역사 ‘서문우동’

 

서문우동은 1962년 개업했다. 양경인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아 3대 째 빵집을 열고 있다. 과거에는 쟝글제과, 중앙제과, 공원당, 서문우동 등이 성안길에 있었다. 지금은 시대에 밀려 다 사라지고 서문우동과 공원당이 남아있다. 공원당은 이제 빵을 만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서문우동 창업주는 이갑생 씨다. 현재 서문우동 본점은 과거 청주터미널 자리에 있다. 그 때만 해도 성업을 이뤘다. 창업주는 가난한 시절, 많은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팔았다. 지금도 서문우동의 빵은 부피가 크고, 우동은 양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양 대표는 “과거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동 양을 줄이면 서운해 하는 손님들이 많다. 빵 크기도 마찬가지다. 옛 생각을 하며 찾아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창업주의 손자 며느리다.

남편은 서문우동 본점을 맡고 있고, 그는 수암골에 위치한 영광이네와 수암골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양 대표는 “서문우동도 90년대 초 메이커 빵집이 들어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수암골에서 2009년 제빵왕 김탁구를 촬영하면서 창업주의 스토리가 드라마에 삽입되고 덩달아 빵집도 뜨게 됐다. 드라마 덕을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 때 물량을 대기 위해 밤새워 빵을 만들기도 했다. 서문우동 빵들은 모두 직접 만든다. 당일 만든 빵을 다음날에 팔지 않는 게 원칙이다. 체인점을 하면 이러한 규칙이 흐트러질 수 있어서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서문우동의 대표빵은 소보로, 단팥빵으로 1300원이다. 인기가 많은 야채고로케는 저녁이 되면 물량이 떨어질 수 있다고. 양 대표는 “다른 지역의 유명 빵집들은 일단 빵 종류가 많다. 서문우동은 우동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맥아당’, 직지와 빵이 만났다

 

맥아당 나병일 대표는 ‘청주보리직지글빵’, ‘청원생명쌀빵’을 개발했다. 그 이유가 공교롭게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때문이다. 나 대표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빵 만드는 장면을 찍을 때 손 대역 연기를 했다. 빵과 관련한 자문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그에게 남는 것은 없었다. “처음엔 많이 낙심했고 힘들었다. 그러다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2011년 직지빵이 나왔고 3년 뒤 청원생명쌀빵을 개발했다.”

청주보리직지글빵은 우리밀과 유기농 보리로 만든다. 빵에 직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청원생명쌀빵은 청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제품 개발을 의뢰해 만들게 됐는데 청원생명쌀과 우리지역에서 나는 블루베리를 갈아 만든다. 나 대표는 “직지를 모티브로 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주엔 황남빵이 있지 않나. 비슷한 크기이지만 더 좋은 재료로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어르신들은 보리빵을 좋아하고 젊은 사람들은 쌀빵을 좋아한다. 청남대에 온 외지인들이 가끔 가게를 찾아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맥아당은 1981년 청주터미널 근처에 문을 열었다. 현재 나 대표가 인수한 것은 85년경이다. 한번 자리를 옮겼지만 지금도 사직동에 매장이 있다. 그는 “터미널이 떠나면서 이 동네가 공동화가 됐다. 지금은 학교 급식 납품도 하고, 작은 공장도 운영한다. 제빵 체험장도 따로 있다. 직지빵을 지자체 차원에서 홍보해주면 좋겠다. 청주시티투어 할 때 직지빵을 같이 홍보해달라고 공무원을 찾아갔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직지빵과 청원생명쌀빵은 인터넷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도 판매가 된다. 빵 한 개 무게는 40g. 6개에 4000원, 8개에 5000원이다.

 

몽골까지 진출한 ‘청주오믈렛’

 

우리밀과 국산 쌀로 만든 ‘청주오믈렛’은 이제 전국을 넘어 세계시장으로까지 진출했다. 지난 3월 몽골에 ‘맘스케익-청주오믈렛’매장을 냈다. 전국에 체인이 54군데다.

청주오믈렛이 출시된 것은 2015년이다. 3년 사이 연매출 100억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공신화를 쓴 영푸드시스템(대표 박영돈)은 운천동에 2003년 작은 가게를 냈다. 처음에는 예식장이나 학교에 디저트를 납품했다. 그러다가 원래 납품하고 있었던 오믈렛빵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기로 한다.

전상민 영푸드시스템 과장은 “당시 오창지역 맘카페에 오믈렛빵을 팔았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 그 다음 우암동 허름한 골목에 가게를 냈는데, 줄을 서서 빵을 사 갔다. 물건을 대지 못해 1인당 1박스만 사가게 했다. 이 빵에 매료된 사람들이 가맹점 문의를 해왔고, 이렇게 몇 년 사이 판이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영푸드시스템은 현재 3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좋은 재료만을 사용하고, 안전관리인증기준인 haccp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제품을 만든다. 방부제도 없다. 상호명처럼 엄마들이 만드는 좋은 먹을거리를 표방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전 과장은 “일단 가성비가 좋다. 처음에는 30개가 들어있는 한 상자를 1만원에 팔았는데 1인 가구가 확산되는 것을 감안해 5개에 2500원하는 상자도 만들었다. 오믈렛 빵 한 개당 300원 꼴이다. 이 즈음 디저트 시장이 커진 것도 운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영푸드시스템은 제품 개발도 계속하는 중이다. 기본 빵에 생크림을 듬뿍 올린 청주오믈렛 외에도 망고, 초콜릿, 딸기 오믈렛 등이 있다. 초코파이도 내놓았다. 상품만 30여 가지다. 전 과장은 “전국의 가맹점을 비롯한 일부 대형마트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제4공장 건립도 준비 중이다.  청주에서 탄생한 만큼 앞으로도 ‘청주오믈렛’이름을 고집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