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며 나를 사랑하게 됐어요”

‘묘하게’ 책 펴낸 이서현 씨의 고양이 이야기

2018-06-14     육성준 기자

“나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자주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미움받을까, 두려워서요. 그러나 5년 정도 고양이를 키우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으니까요”

에세이 ‘묘하게’ 저자 이서현(34) 씨가 책을 낸 소감을 밝혔다.

5년 전 고양이 ‘퓨’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결혼하고 낯선 곳에 왔으니 남편이 고양이를 한 번 키워보라고 했죠. 어린 시절 고양이에 대해 무서운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저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어요”

대구가 고향인 이 씨는 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했다. 꿈을 이루고 싶었지만 쉽게 나서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첼로를 가르치는 데 사실 부담이 있어서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퓨’와의 일상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죠, 그리고 글쓰기 교육을 받고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펼치자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은 사진이 먼저 다가오고 그 시선은 글로써 감정을 더해 더욱 묘하게 이끈다. 뱅갈 고양이의 야생적인 무늬와 일상 속에 숨겨진 이야기도 전한다.

그 선명하고 섬세한 사진으로 인해 언뜻 고가의 디지털카메라로 담은 것 같지만 30만 원대 미러리스 카메라로 찍은 것들이다.

신장과 심장이 약해 중성화 수술을 못한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나 수컷인 줄 알았는데 암컷이었다는 등등 애처로운 일화도 책의 묘미를 더한다.

고양이 ‘퓨’를 키우며 벌어지는 일상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사진 에세이 ‘묘하게’는 때론 고양이의 시선으로 사람을 보고, 때론 사람의 시선으로 고양이를 보며, 감정과 관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청주시 복대동 ‘앨리스의별별책방’에서 일주일에 두 번 글쓰기 수업을 하는 그는 다음에는 그림과 함께하는 어른동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