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말한 최고의 맛은?

충북시민재단 1004클럽 CEO포럼 주최 명사초청

2018-09-19     육성준 기자

“많이 먹게 하는 음식이 맛있는 음식일까? 그 음식 안에는 엄청난 양의 당 성분이 있고 그 성분은 감칠맛이란 감성적인 단어로 위장해 맛집으로 드러나 있는 게 현실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6)씨가 지난 17일 청주대 청암홀에서 열린 ‘맛으로 세상읽기, 맛으로 소통하기’ 강연회에서 한 말이다. 이번 강연회는 충북시민재단 1004클럽 CEO포럼 주최 명사초청 무료특강으로 이뤄졌다.


황 씨는 때론 거칠면서 솔직한 입담으로 음식의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감칠맛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맛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황교익씨는 “단 음식을 먹으면 도파민이 생성돼 인간의 뇌를 흥분시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며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과식하게 된다” 고 단맛의 위험을 강조했다.
서양에서는 디저트에만 단맛이 있을 뿐, 식사에 설탕을 넣으면 반칙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어 “올리고당이건 조청이건 당 성분은 마찬가지” 라며 “우리 가정 식탁에 설탕을 대체한 또 다른 설탕이 올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은 옛부터 단맛을 전혀 몰랐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글루타민 나트륨(화학조미료)을 감칠맛으로 포장해 어떻해서든 팔기 위해 온갖 음식에 조미료를 넣었다”고 설파했다.


특히 “단맛은 가끔, 아주 가끔 우리 입을 즐겁게 하면 된다”며 “굳이 맛있는 음식을 정의한다면 가을 전어 등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최고로 맛있는 음식이다”고 자신만의 맛철학을 풀어냈다.


또 그는 “화학조미료를 만드는 회사에 찾아가 된장국, 미역국 등의 1인분 용량을 표시해 달라고 했다”며 “조미료가 음식 맛의 균형을 찾아주는 것이지 뭐든 다 해결하는 양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음식과 소통의 관계를 강조하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먹으면 소통도 잘 되고 희열을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