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질적 변화해야 생존

2019-01-08     윤호노 기자

새해가 시작됐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IT업체 카카오와 택시 업계가 ‘카풀서비스’를 놓고 빚는 갈등은 시민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카풀 영업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지난달 20일 하루 동안 전면 파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런 택시업계를 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택시 업계가 승차 거부나 손님 골라 태우기 등 불법적 영업을 고질적으로 해왔다는 사실에 시민들의 불만이 커서다. 여기에 합승, 난폭운전, 불친절한 서비스 등도 한몫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1일을 시작으로 6일간 ‘승차 거부 없는 택시’를 시범 운영했다. 최근 카카오 카풀 반대 시위 여파로 여론의 눈총을 받는 서울택시운송조합에서 적극적으로 나섰다.
‘승차 거부 없는 택시’가 가능했던 것은 택시조합이 참여 택시에 인센티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택시가 승객을 한 번 태울 때 마다 야간 1시간 평균 수입(1만 4000~1만 5000원)의 1.5배인 2만 2000원 정도를 지급했다.


하지만 승차 거부 없는 택시는 운영 시간인 오전 1시가 지나자마자 예전으로 돌아갔다. 기사들이 다시 승객을 골라 태우기 시작한 것. 이런 내용은 여러 언론을 통해 아니 굳이 언론을 통하지 않더라도 친구 등 지인들과 만나 얘기하면 쉽게 들을 수 있다.


택시업계는 이런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에 이미지 쇄신을 위해 내부적인 자정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좀처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물론 택시 기사들의 집단 반발로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은 잠정 연기됐지만 택시업계의 자정 노력 없이는 이미 시작된 ‘택시 탈출’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방의 중소도시인 충주를 보자. 충주지역은 카풀 이용자가 많지 않은 도시다. 그럼에도 택시업계는 지난달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호출료를 부과했다. 카카오 택시 앱 사용도 거부했다. 그리고 요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이용객들은 불만을 쏟아낸다. 택시가 변화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택시업계의 투쟁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차량 공유 서비스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11인승 승합차 공유 서비스 ‘타다’는 한 달 만에 앱 다운로드 10만 건을 넘어섰고, 카풀서비스 ‘풀러스’도 이용자 수 90만 명을 돌파했다.


이용객들은 승차거부 우려가 없고, 고객서비스도 더 낫다고 말한다. ‘타다’는 택시와 이용 방법이 같지만 기사가 고객의 목적지를 미리 알 수 없어 승차거부가 불가능하다. 운행 중 클래식 음악을 틀고, 고객에게 불필요한 말을 걸지 않는 등의 고객 대응 매뉴얼도 마련했다.


카풀을 둘러싼 쟁점은 생존권이다. 택시업계는 승차 공유 서비스인 카풀 시행 시 당장 수익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택시 파업이 시민들의 반감만 더 사고 있다.


택시업계가 살아남으려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질적 변화를 이뤄내야지 오로지 생존권만을 내세워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