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공간 채우기’에 나선 젊은이들

도시재생기획자 박준국 '가거지지' 대표

2019-02-13     권영석 기자

가거지지(可居之地)는 머물러 살기 좋은 곳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박준국 ‘가거지지’ 대표(32·사진 왼쪽)는 “소외된 지역과 장소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을 한다”며 단체를 소개했다.

그는 2년 전부터 고향인 미원면을 거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몇 해 전부터 성황리에 진행한 ‘늦은벚꽃축제’ 즉 미원천변 문화행사는 모두 그의 작품이다. “미원은 청주 관광의 중심지다. 개발사업도 많이 진행하지만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행사가 없었다. 그래서 지역 어르신, 젊은이들과 많은 대화를 했고 무심천보다 딱 한 주 늦게 벚꽃이 만개하는 특성을 살려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늦은벚꽃축제’는 큰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행사가 진행되는 3일 동안 4000명이 넘는 인파가 미원천을 찾았다. 자신감을 얻은 박 대표는 미원뿐 아니라 청주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도시재생 문화기획의 롤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청주로 거점을 옮겨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먼저 청년정책네트워크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며 뜻 맞는 동료들을 모았고 약 15명이 ‘가거지지’에 가입했다. 그들의 목표는 ‘지역에 사는 모두와 함께 하는 도시재생’이다. 이 뜻에 공감한 영운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와 함께하는 이재화 활동가는 “청년정책네트워크 등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좋게 평가해 준 주민들이 선뜻 공간을 내줘서 두 달 전에 입주했다. 그래서 현재 영운동을 중심으로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꾸준히 논의 중이다. 청년들이 매주 이곳에 모여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주시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첫걸음으로 청주시에 지하보도를 활용하는 문화행사를 제안했다. 박 대표는 “죽은 공간이라고 방치된 곳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인근 주민들과 소통하고 어떤 내용을 채워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에는 적지 않은 유휴공간들이 있다. 이 것들은 쓸 방법을 찾지 못해서, 혹은 전혀 쓸 생각조차 하지 못해서 방치된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청주시내 유휴공간이 0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