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짓던 중 청주TP 3차 부지에 수용

”석진금속(주) 황수문 대표의 억울한 사연 “30억 들였는데 사업 접을 위기”
“멀쩡한 기업 부수고 헐값 보상한 뒤 새 기업 유치하겠다는 논리 납득 안돼”

2019-02-27     박소영 기자

청주TP 다시보자
난개발만 초래한 도시개발

 

석진금속(주) 황수문 대표이사는 2017년 화계 산 3-8번지(신주소 에스케이로 24-1, 24-3)를 매입하고 건물을 올리던 중에 2017년 11월 28일 3차부지 고시공람이 뜬 것을 알게 됐다. 어렵게 지은 건물이 수용된다는 사실을 알 게 됐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 황 대표는 울며 겨자 먹기로 2018년 11월에 완공된 지금의 건물로 이사를 왔다.

황수문 대표는 “여기가 청주 테크노폴리스(이하 청주TP)의 끝자락이다. SK로 바로 옆이다. 토지 형질 변경하는 데 15억원, 건물 짓는 데 15억원을 썼다. 보상액은 공시지가로 계산하고 건물도 감가상각이 되니 솔직히 얼마나 건질 수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큰 손해지만 국가적으로도 그렇다. 공들여 잘 지은 건물 그대로 부수게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재산 손해 누가 책임지나

 

석진금속(주)은 지난 2017년 2월 중소기업청에 중소기업으로 정식 등록했다. 땅 또한 개인이 아니라 법인이 구입한 것이었다. 황 대표는 “정부에서 소상공인 살리는 정책을 쓰지 않나. 봉명동에서 사업을 하다 이곳으로 옮겨왔는데 3차 부지 확장사업으로 수용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레이저 기계가 보통 10억이 넘는다. 나중에 제 값을 못 받기 때문에 기계를 도입하지도 못하고 있다.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 건물을 창고로 쓰고 있다. 단지 건물 값과 토지 값만 문제가 아니다. 사업에는 무형의 자산이 있다. 제조를 하지 못하니 거래처가 다 끊기게 생겼다. 1년 넘게 멍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청주시장, 청주시의회, 청주시 도시개발과, (주)청주TP 사장에게 수차례 진정서를 넣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청주시 도시개발과는 공문을 통해 “(주)청주TP가 기존 제2순환로 접속도로와 인접하여 설치예정중인 신설도로에 부지 및 건축물이 저촉돼 사업부지에서 제척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답변을 보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이미 보다시피 길을 2차선으로 잘 포장해 놓았다. 굽은 도로를 다시 직선으로 놓겠다고 건물들을 다 부수겠다는 얘기다. 이런 돈 낭비가 어디 있나. 청주TP사업이 지역에 산단 유치해서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것 아닌가. 석진금속도 중소기업청에서 인정한 기업이다. 자재납품부터 제조까지 다루는 원스텝 산업이다. 왜 멀쩡한 기업을 내쫓고 또 다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수용되더라도 시에 법적소송을 할 것이다. 지금 평당 최소 500만원 이상 가는 땅인데 수용되면 150만원도 받을까 말까다. 사업상 손해, 수용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