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 같은 사람을 발굴한다

심병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주임연구원

2019-03-14     육성준 기자

발견은 미처 보지 못했던 사물이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찾지만, 발굴은 세상 어디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심병철(38) 주임연구원이 하는 일은 발굴이다.


심 씨는 땅속에 파묻혀 있는 유물을 찾듯이 오늘도 골목 구석구석 사람을 발굴하러 다닌다. 그의 이번 목표는 자신만의 콘텐츠로 지역을 혁신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찾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심 씨의 또 다른 명함에는 이름 뒤에 ‘explorer’(탐험가)라고 쓰여 있다. 그는 “숨은 사업가를 찾아다닌다. 이런 분들을 밖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는 게 나의 일이다”고 말했다.


2015년 문을 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중소기업과 기술인 위주의 지원에서 이제는 지역을 바탕으로 함께하고 아끼고 동네를 지키려는 사업가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범대 출신으로 국어교사의 길을 당연히 가야 했던 그는 돌연 영국 유학을 떠나 경영학을 잠시 배우고 온다. 그 뒤 고려대 행정대학원을 마치고 국가사업이 하는 창업지원양성 기관에서 어떻게 하면 사업가들이 망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길을 찾아주는 ‘로드맵’ 역할을 했다. 11년 경력 베테랑이다.


정부지원 사업을 받은 사업자들은 복잡한 행정처리 때문인지 간혹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에 대해 심 씨는 “저희 센터는 지원금만 주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한다. 본인들이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각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다음 최소한의 소양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역 내 소통을 강조한다. “강원도는 200여 명이 모여 소통한다. 사업자간 지역이 떨어져 있어도 소통 창구를 통해 인테리어며 음식 사진 등을 공유하고 도와준다”며 “이런 소통이 상호간 비즈니스 커뮤니티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 씨는 “결을 같이하는 사람을 만난 것이 내 재산이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충주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국원관에서 도내 지역혁신 사업가와 후보자 등이 모여 ‘로컬 크리에이터 충북을 깨우다 네트워킹 데이’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앨리스의 별별책방’ 구효진 대표와 ‘쁘띠 알자스’ 신이현 대표, 강원도 '브레드메밀' 최효주가 사례발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