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늘이 되어준 길인데…”

청주 가경천의 잘려나간 살구나무

2020-10-14     육성준 기자

청주시 가경동 발산교~죽천교 500m 구간 살구나무가 잘려나갔다. 하천을 건너는 구름다리가 철거된 걸 모른 한 시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충북도가 2025년까지 진행하는 가경천 가경지구 지방하천 정비사업으로 7.8㎞ 구간에 있던 수령 30년가량의 살구나무 157그루가 지난달 24일 공사과정에서 베어졌다.


산책 나온 한 시민은 “항상 그늘을 만들어줘 30년 동안 이 길을 다녔다. 가끔 열매가 떨어져 악취를 풍길 때도 있었지만 나에게 쉼터가 된 곳이다. 근데 이렇게 갑자기 베인 걸 보니 속이 상하다”고 말했다.


가경천 살구나무 거리는 1994년 서청주새마을금고가 가경동 동부아파트~하복대 두진백로아파트 약 7㎞ 제방에 3000여 그루의 살구나무를 심으면서 조성됐다. 매년 봄철이면 벚꽃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개화해 청주의 아름다운 거리로 주목받았다.

2019년4월

 

한편 청주시는 소유주인 서청주새마을금고에 국유지 지장물의 보상 지침에 따라 1억 7000여 만 원을 지급했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 환원사업으로 국유지에 심은 나무 보상이 적절한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