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파트 다시 꿈틀

청주시 조정대상지역 해제 중론, 실수요자 따져볼 것 많아 투자자들 아파트 매매 시동…규제 관계없이 값 오를 것으로 판단

2020-11-24     권영석 기자
동남지구

 

청주의 특산품은 아파트다. 향후 3년 간 대전천안 등 인근 지역은 청주만큼 많은 물량이 쏟아지지 않는다. 2022년까지 계획된 물량만 약 12000세대다. 조정대상지역이 되고 주춤하고 있지만 인근 투자자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중이다며 대전시 대덕구 관평동에 사는 직장인 K씨는 전했다.

K씨 주변에는 최근 아파트 값 상승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다. 그가 다니는 직장에도 사람들이 반반으로 나뉜다. 1~2년 전 아파트 값의 하락을 예견하며 전세로 들어간 부류와 대출을 끼고라도 구매한 부류다. 하지만 몇 달 새 관평동의 아파트 값은 수억, 전세가도 1억 이상 올랐다.

이는 서울 아파트값, 전세값 상승의 나비효과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품귀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서울에 전세 살면서 지방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전세 값을 올리고 있다. 결국 이는 돌고 돌아 전국에 영향을 끼쳤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청주시 가경동 등 몇몇 지역의 전세 값은 한두 달 사이 2000~3000만원씩 올랐다. 매물이 없자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도 전셋집을 구하는 게시물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차 싶은 K씨 주변의 무주택자들은 30분 거리의 청주아파트를 알아본다고 한다. 아직 대전보다 청주의 아파트 값은 30~40%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고민할거리가 많다. 현재 청주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고 해제여부에 따라서 아파트 값이 요동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정부는 청주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었다. 조정대상지역은 주택가격이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이거나 청약경쟁률이 51이상인 지역을 의미한다.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시 담보인정비율(LTV)60%, 총부채상환비율(DTI)50%로 제한된다. 또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분양권 전매 때 단일세율 50% 적용, 1순위 청약 강화 등의 규제를 받는다.

 

조정대상 해제가 중론

 

6월 이후 청주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이후인 810월 주택가격 상승률은 0.23%, 소비자 물가 상승률 0.54%보다 낮다. 분양권 전매도 감소했고 청약경쟁률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청주시는 지난 17일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국토부에 요청했다.

국토부는 신청이후 40일 내에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해제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불허결정을 내리면 향후 6개월 간 해제 신청이 불가능하다.

현장에서는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될 것으로 전망한다. 가경동 M부동산 대표는 민원도 많고 지정요건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잘 생각해봐야 한다. 벌써부터 해제를 앞두고 물건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 값이 급등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실수요자 입장이다. 해제가 되면 시장은 요동친다. 향후 1~2년 내에서는 지금의 아파트 값이 가장 저렴하다. 만약 조정해제가 안되면 값은 싸지만 대출은 어렵고 세금은 비싸다. 반면 조정해제가 된다면 값은 비싸지만 세금이나 대출은 더 용이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실수요자도 자산보유에 따라 처지가 제각각이다. 이에 지난 7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는 양도세취득세 등 중과하는 세제는 서민의 주거안정보다는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반 서민 부동산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가경동의

 

 

일부지역 매물 없어

 

만약 아파트 값이 오른다면 여윳돈이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해제 전인 지금이, 그렇지 않은 사람은 조금이라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해제 후가 유리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매물을 구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최근 K씨는 하복대 지웰시티를 매입하려고 했으나 결국 사지 못했다.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송금할 계좌번호를 받지 못했다. 그는 “10월 이후 점차 아파트 값이 오르니까 집주인과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거래가 잘 안 되는 일도 있다. 한창 집값이 오를 때 이런 일들이 종종 있었다고 토로했다.

인근 구축 아파트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 6월 이후 뜸했던 임장버스가 다시 하복대 인근 신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운행된다. 임장은 현장답사를 의미한다. 요즘은 온라인으로 현장을 보지 않고 거래하는 사람 반, 버스를 대절해 눈으로 보고 거래하는 사람 반이라고 한다.

K씨를 비롯한 외지투자자들은 결국 시간문제지 청주도 다른 지역과 키 맞춤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키 맞춤은 청주와 인구 수, 경제 수준이 비슷한 도시와 아파트 값이 비슷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지역에 비하면 청주의 아파트 값은 아직 싼 편이다.

M부동산 대표는 몇몇 지역은 거래량이 많은 30평대 신축 아파트를 기준으로 약 5~6억원 수준으로 값이 책정돼 있다. 핵심지 가운데는 10억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 그에 반해 청주는 약 4억 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이 때문에 여전히 가경동, 동남지구, 테크노폴리스 등은 인기리에 거래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곳들은 규제하든 안하든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