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덕동 밤고개 유흥주점 빈 시간을 채우다

도심재생지역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 '유령: 시간이 어긋나있다'전

2020-11-26     박소영 기자

유흥주점이 물려있던 공간들이 전시장으로 변모했다. 속칭 청주 밤고개의 유흥주점 이었던 공간 네 곳(청원구 공항로 29, 31 궁전원, 단비, 놀러와, 골동품 가게)에서 <유령: 시간이 어긋나있다> 전시가 1219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청주를 베이스로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김윤섭 작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작가창작지원사업기금을 받아 청주시 도시재생사업과, 내덕1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공간 지원을 통해 오뉴월 서준호 대표와 공동으로 기획됐다.

<유령: 시간이 어긋나 있다> 전시는 같은 시대에 존재하지만 마치 시간이 어긋나 있는 듯 다르게 흘러가는 공간에서 김윤섭, 신용재, 한석현, AAA(송성진, 이창진, 김도영)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해 삶의 변주를 보여준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수차례 워크숍을 진행했고, 113일에는 밤고개 궁전원에서 작품 계획을 발표하는 공개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윤섭 작가는 술집이었던 놀러와의 방을 파란 색으로 칠해놓았다. 온라인의 가상공간에서 미디어의 환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늘을 그리는 작가로 잘 알려진 신용재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그리운 대상에게 마치 모르스 부호로 신호를 보내듯 밤고개 건물 옥상에서 이미지로 신호를 보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 궁전원과 밤고개여성인권센터 옥상 두 곳에서 작품의 과정과 결과물을 전시한다.

2018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열린 예술의 전당 광장에 18미터 높이의 연리지 나무를 폐목을 이용해 제작한 한석현 작가는 밤고개 어귀에 존재했을 법한 당산나무를 골동품 가게에서 상상으로 재현한다. 작가는 청주공항, 오창에서 청주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인 밤고개에 마을을 지켜주는 신이 깃든 나무를 재현해 문화예술의 거리로 바뀔 이곳의 안녕을 기원한다. 송성진, 이창진, 김도영으로 이루어진 팀AAA단비에서 관객의 이미지를 미디어로 비추어 마치 유령이 나타나는 것처럼 부정확한 이미지로 표현한다. 철조망, 고양이의 눈에 비친 세상을 보여주는 영상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밤고개 유흥주점 밀집 지역은 내덕1동 도시재생뉴딜 사업이 진행되는 곳으로 유흥업소 16개소가 있던 건물들을 청주시가 매입하여 문화예술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오뉴월 서준호 대표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변모되기 전, 먼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리 바꾸기를 시도하고 싶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