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순은 감옥 아닌 ‘살육의 현장’
태평양전쟁 후 韓中지사 700여 명 처형
교수형 뒤엔 나무통에 넣어 야산에 버려
2009-01-14 이재표 기자
뤼순감옥은 단순한 감옥이 아니다. 거대한 고문공장이고 살육의 현장이다. 바깥 날씨도 추웠지만 감옥 내부에는 뼛속까지 파고드는 냉기가 흘렀다.
▲ 일제가 사상범들을 고문했던 형틀과 고문도구들. |
고문실에는 인신을 얽매었던 형틀과 각종 고문기구, 족쇄 등이 전시돼 있다. 일제의 잔학상은 밥을 퍼주던 계량용기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국자처럼 생긴 주걱 안에 크기가 다른 7개의 나무 추를 넣어가며 식사를 줬다는데, 죄형에 따라 크기가 큰 추를 집어넣어 식사 제공량을 제한한 것이다.
▲ 교수형에 처한 시신은 나무통에 구겨넣어 암매장했다. |
현재 뤼순감옥 안에는 1971년 공동묘지 발굴당시의 사진은 물론 공동묘지의 일부가 자리를 옮겨 재현돼 있다. 안중근 의사도 1910년 처형된 뒤 이 공동묘지에 묻혔으며, 2008년 3월 남북이 공동으로 유해 찾기에 나섰으나 실패한 바 있다. 안 의사는 나무통이 아닌 소나무 침관과 함께 묻혔으나 별도의 확인 표시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