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 격상보다 "대책 마련 요구"

2009-11-03     뉴시스

정부가 3일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국가전염병재난단계를 최고인 '심각'으로 격상한 것과 관련, 시민들은 정부에 단계 격상보다는 신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직장인 김표근씨(30)는 "확실한 대책과 방안을 내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위험수위만 높인다는 것은 국민들보고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며 "오히려 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거주하는 황호연씨(27)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휴교를 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사람이 모여있는 장소를 안 가는 것도 아니다"라며 "어제 뉴스를 보니 신종플루 때문에 경기도 수능감독관은 모자란다고 한다. 보여주기식 대응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백송이씨(26·여)는 "격상한다고 해도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할 듯하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지 않냐"며 "정부가 마스크를 쓰게끔 유도한다거나 위험하다면 충분히 설명해 줄 필요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안정규씨(55·여)는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본다. 평상시 하던 대로 손발 깨끗이 씻고 건강에 유의하면 큰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시내 중학교 영양사 A씨(27·여)는 "지금 학급당 10명 이상의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또 "학생들끼리 서로 옮겨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추가 환자를 막기 위해서라도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것은 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는 이날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국가전염병재난단계를 최고인 '심각'으로 올리겠다"며 "정부의 전 역량을 동원해 중증환자 비상대응체계 구축과 학생들에 대한 신종플루 학교예방접종 조기 완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이번 위기 단계 격상으로 ▲정부대응체계와 중증환자 진료체계 강화 ▲학교예방접종 조기 완료 ▲항바이러스제의 적극적 투약과 신속 진료 등에 힘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