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통해 그려 본
충주 정치인 3인의 2010 관계도
김호복 시장과 갈등 우건도 전 사무총장 출마 기정사실
이시종 의원 거취 따라 김 시장·우 전총장 선택폭 달라져
2013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두고 펼쳐지는 충주지역 대표 정치인 세 사람의 관계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내년 7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삼국지를 연상할 만큼 치열한 지략대결이 펼쳐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의 일등공신이자 가장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인물이 김호복 시장과 우건도 유치위 사무총장이다.
이들은 지난해 초 우건도 전 총장이 부시장 취임과 연말 퇴임에 이어 사무총장으로 발탁될 때 까지만 해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 했었다.
심지어 단체장들은 차기 선거를 의식해 정년퇴임에 임박한 해당지역 출신 고위 공무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 시장은 정년을 코 앞에 둔 충주 출신 당시 우건도 충북도 생명산업추진단장을 부시장으로 받아들일 정도였다. 김 시장과 우 전 부시장은 충주고 22회, 24회로 고향 선후배 관계였던 것이다.
이를 두고 김 시장에 대해 ‘호탕하다’, ‘정치적 감각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고 자연스럽게 공직생활의 대미를 고향에서 장식하게 된 우 전 부시장에 관심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2년을 넘기지 못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말 퇴임한 우 전 부시장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위 사무총장으로 발탁했지만 이후 갈등의 골만 확인한 채 지난9월 29일 돌연 우 총장이 사퇴하는 것으로 동반관계를 정리했다.
김 시장은 우 총장에게 관용차를 배치하지 않았고 업무용 법인카드 까지 회수하는 등 견제하기 시작했으며 세계대회 유치가 확정된 폴란드 포즈난 FISA총회 참석명단에서도 제외했다.
결국 두 사람은 9월 28일 독대한 자리에서 말다툼을 벌였고 다음날 사표를 제출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를 두고 ‘김 시장의 견제가 지나쳤다’는 반응과 ‘우 총장의 야심이 컸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갈등의 원인이 정치적인 함수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특히 우 전 총장이 여러 통로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도전을 시사해 온 만큼 이제 두 사람은 정치적 라이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우 전 총장은 충청리뷰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직생활 40년 동안 지방행정 경험을 쌓았다. 꿈도 있고 할일도 있는 만큼 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하겠다”고 정치에 도전할 뜻을 감추지 않았다.
우건도 對 이시종, 한솥밥 먹을까
우 전 총장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과연 어떤 색깔의 옷을 입을까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호복 시장 대항마로서 우 전 총장의 민주당 행 여부가 관심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그 가운데 충주를 지역구로 하는 이시종 의원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까 하는 부분도 흥밋거리다.
현재 지역정가에서는 김 시장 대항마 가운데 우 전 총장만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잡음 없었던 오랜 공직생활과 행정가로서의 긍정적인 이미지, 여기에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유치 공로를 과소평가 받았다는 동정여론까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시종 의원도 우 전 총장에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이며 마땅한 야당 인물도 없다는 점에서 이는 시점이 문제일 뿐 자연스런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전 총장은 “자유인인 만큼 연구를 해 봐야겠다”라는 말로 자신의 입장에 마침표를 찍지는 않고 있다. 지방선거까지 8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서두를 것 없다는 계산이겠지만 현재의 분위기로 봐서 민주당 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시각은 민주당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비쳐질까 말을 아끼면서도 잠재 후보군에 포함됐음은 인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 우 전총장과 교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호복 시장 대항마로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종 對 김호복, 미묘한 라이벌
이시종과 김호복. 현직 국회의원과 시장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둘과의 관계는 '적과의 동침'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 의원이 내리 세 번 충주시장을 지내며 쌓아 온 절대 아성을 흔들기 시작한 유일한 인물이 김 시장이기 때문.
때문에 두 사람은 지역을 위한 동반자이면서도 때로는 미묘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기업도시와 중부내륙철도 등 지역현안 해결에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세계조정선수권대회 국비가 내년도 예산에 반영되지 않자 유치 이후 대비가 부족하다는 이 의원 측의 비판에 김 시장이 예산편성과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맞서기도 했던 것이다.
한 관계자는 “김 시장은 이 의원이 충주시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 이 의원은 만만치 않은 문제를 시장은 잘된다고 큰소리치니 당황스럽다는 등 겉으로는 협조하는 듯하지만 상호 견제도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이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로 출마할 경우 김 시장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두 사람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국회의원 재보선이 지방선거 이후에 열리기 돼 일찌감치 시장직을 사퇴해야 하는 김 시장의 선택이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면 전혀 허황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