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사진] 새까만 이등병 시절 “그땐 그랬지

2002-04-27     충청리뷰
최명환 (충주보훈지청장)

1971년 10월 13일 대구금호강가에서 얼굴도 계급도 새까만 이등병으로 운전교육을 받을 때 온갖 폼을 다 잡고 찍은 사진(맨 왼쪽이 필자)이다. 남자라는 이유 하나(?)로 얼떨결에 군대를 다녀왔지만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이야기가 너무 많은 3년 군대생활의 추억을 붙잡는 장면이다.
당시 나의 꿈은 8주간의 교육이 끝나면 ‘남자군인 출입금지’ 팻말이 세워진 여군숙소를 유일하게 드나들 수 있는 여군중대장 운전병이 되는 것이었는데 이 야무진 꿈은 말그대로 꿈으로만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는 비운전면허인이 됐으니 세월이 흘러도 많이 흘렀다.
어쨌든 지금은 사진속의 얼굴도 이름도 가물가물해져 모두 잊혀져 가지만, 혹 이 글을 읽고 누구한테서 전화라도 온다면 여군내무반을 엿보다가 혼쭐났던 이야기로 금새 빙그레 웃을 수 있을 것이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이라면 다 그렇지만 나 역시 열혈청년의 시절 군 복무시절을 생각하면 각별한 감회에 젖게된다. 나라가 있으면 군대가 있어야 하고 그래서 남자로 태어났으면 군대를 가야만 하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그래서 군입대를 망설이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말을 전해주고 싶다. 군대생활은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71년 성남고 졸업
△85년 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졸업
△92년 충남대학원 졸업
△97년서기관 승진
△99~2001년 홍성보훈지청장
△2001년 2월 충주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