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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성적주의 넘어 장애인 조력자‧교량역할, 소명 의식 돋보여…지난 7월부터 감독직 수행
[전영선 감독] 셀트리온 장애인선수단 감독, 탁월한 지도력과 소통능력
2022. 11. 24 by 김천수 기자
전영선 셀트리온제약 장애인선수단 감독 및 창던지기 지도 모습.

[특별인터뷰] 전영선 셀트리온제약 장애인선수단 초대 감독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청북도체육회 장애인육상선수단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전영선(53) 감독이 지난 7월 셀트리온제약 선수단 초대 감독에 올랐다. 셀트리온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전영선 감독은 2017년부터 충북장애인체육회 육상감독을 맡아 17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0위 수준이던 성적을 부임 첫해 곧바로 우승으로 이끌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는 비록 충북도가 주최한 대회지만 37년 전국장애인체전 사상 육상은 물론 종합에서 차지한 충북의 첫 우승이다. 이듬해 전북 익산에서 개최된 38회 대회에서도 충북은 육상 3위, 종합 2위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유지했다. 이어 2019년 전국장애인학생체전에서도 충북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같은 충북장애인체육의 성과에서 전영선 육상감독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국가대표 육상감독을 지내기도 한 그는 충북체육회 소속으로 있으면서 관내 기업들의 관리 감독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제 셀트리온제약 전속 감독이 된 그의 장애인 지도 철학 등을 들어본다.


Q. 기업 장애인선수단 감독을 맡은 계기는.

충북도체육회 장애인육상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선수들이 취업하고 있는 기업들과 자연스럽게 교감하게 됐다. 평소 지도 과정에서 장애인 선수들과의 소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선수 부모들과 기업 담당자들과도 자주 대화를 갖게 됐다. 장애인선수는 소속 선수이기에 앞서 몸과 마음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한 사람이다. 그들의 재활의지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소통이 우선이다. 이것이 바탕이 되니 선수 개인의 성격이 활달해지고 선수단 분위기도 변화되고 기업의 믿음도 좋아지면서 이렇게 연결됐다.

Q. 장애인 체육선수 지도 환경은 척박하지 않나.

물론 그렇다. 하지만 비장애인 지도자였던 나는 장애인 선수 개인의 간절함과 그들이 갖고 있는 재활 가능성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다. 기회가 되면 장애인선수 지도에 매진하고 싶다는 마음을 간직하던 중 충북도체육회의 채용 공고를 통해 직접적인 연을 맺게 되었다. 수년간 지도해 보니 역시 꾸준히 소통하면서 재활 의지를 이끌어내니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비장애인 선수를 지도하는 것보다 더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눈빛에서 자발적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Q. 원래 육상선수 출신인가.

부산에서 중학교 때 친구가 창던지기 선수였는데 그를 돕다가 선생님 눈에 띄어서 갑자기 학교 대표선수가 됐다. 고교 1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기록 갱신을 세우며 당시 16세로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가 됐다. 이후 체중 조절에 실패해 선수를 포기하고 공부로 진로를 변경했다. 경남북 지역에서 체육지도자 길을 걷다가 우연히 장애인 육상선수들을 만난 뒤 감동을 받아 이 길로까지 오게 됐다.

Q. 셀트리온제약 장애인선수단은 언제 창단되었나.

2017년 8월 창단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창단한 것으로 안다. 회사는 우수한 역량을 가졌지만 경제적, 환경적 제약이 있는 장애인 운동선수를 발굴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는 장애인운동선수들이 운동인으로서 자아실현과 사회인으로서 성공적 자립을 돕는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소속 종목 선수는 육상필드, 육상트랙, 휠체어럭비, 수영 등 12명이다.

셀트리온제약 장애인선수단. 가장 오른쪽이 전영선 감독.

Q. 셀트리온 소속 선수들의 성과는.

2017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여자 원반던지기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2022년까지 전국장애인체전에서 한국신기록 등을 수립하면서 다수의 종목에서 금메달 등을 차지했다. 셀트리온 소속 선수들은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하는 충북선수단의 핵심으로 충북장애인체육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나는 지난 6월까지는 관리 감독으로서 도움을 줘 왔고, 지금은 정식 감독으로서 지도하고 있다.

Q. 회사는 선수단에 어떤 지원을 하나.

유니폼을 지급하고 1일 4시간, 1주 20시간 훈련에 상당하는 임금을 지원한다. 그리고 전국대회 및 국제대회 입상 시 포상금을 지급한다. 나머지 부분은 일반 임직원에게 지원하는 복지와 동일하다. 특별히 성적보다 안전과 재활을 우선하는 회사가 고맙다. 감독을 믿고 지원하는 서정진 회장님을 비롯한 회사 관계자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Q. 셀트리온 선수단의 목표는.

장애인 체육은 재활체육 개념을 넘어 이제는 건강유지, 삶의 질 향상 및 행복추구, 전문체육 육성을 목표로 삼는다. 셀트리온 선수단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각종 장애인 체육대회 지원 선수 및 지도자 육성 등 운동선수 저변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선수단은 앞으로도 소속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훈련에 매진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Q. 기업 장애인운동부 감독으로서 목표는

대회 참가성적이 우선은 아니다. 장애인이 직장운동부에 근무하면서 재활과 경제적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원 도움과 동시에 경제적 지원이 중요하다. 비록 장애가 있지만 더 큰 꿈을 키워 나가며 반듯한 사회인이 되도록 지도하는 것이 감독으로서의 소명이다. 아직 2023년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첫번째는 소속선수들이 내년 국가대표(휠체어럭비, 육상 등) 종목에 선발되는 것이 목표다. 두번째는 선발 이후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및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연습은 시합같이, 시합은 연습처럼’. 셀트리온제약 선수단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체계적인 동계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평준화되는 국내대회에 맞서 셀트리온이 정상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만의 훈련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Q. 장애인선수 지도 철학은.

‘선수와의 소통은 열정’이다. 선수들의 생각과 변화를 충분히 파악하고 분석해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돕는 조력자가 감독의 역할이다.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선수들과 끊임없는 대화를 하며 생각이 일치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삶의 방향과 목표를 세우는 데 교량 역할이 되고자 한다. 때로는 방향을 제시해 주고 싶다.

한편 전영선 장애인육상감독은 △1986년 제67회 전국체전 창던지기 1위 △육상국가대표 창던지기 선수 △2011년부터 지도자 생활 △2017년 스위스 노트윌 장애인유소년 선수권대회 코치 △APC두바이 장애청소년 경기대회 코치 △2018년 베를린 세계 선수권 장애인육상대회 감독 △2018년 장애인 국가대표 감독 △2020년 장애인 국가대표 감독 △전문체육지도자 2급 △장애인육상심판 1급 등 경력과 자격을 갖고 있다. 아울러 우수지도자 표창 및 공로상 등 다수의 수상 실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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