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사람@인터뷰
카페 ‘ZOOM’ 현미경 씨가 말하는 흥덕로 이야기
“흥덕사지의 어두침침한 골목이 밝아지고 있어요”
2017. 11. 17 by 육성준 기자

“준다는 의미의 ‘줌’ 과 렌즈 ‘ZOOM’ 두 가지 의미이고요. 또 제 이름하고 잘 매치가 되는 것 같아 카페이름을 ‘ZOOM’이라 지었어요.”
청주시 운천동 흥덕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현미경(48)씨는 카페 이름을 짓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현 씨는 15년 전 남편의 자동차 부품 대리점을 차리기 위해 이곳의 2층 상가 건물을 매입했고 1년 전 1층 빈 점포에 카페를 차렸다.
“그동안 남편 일을 돕고 자원봉사 활동도 하면서 전업주부로 살아왔죠. 근데 골목길에 사람들이 너무 없고 어두워서 어차피 빈 가게이니 카페를 하나 차려 동네에 사람들이 좀 많이 다니게 하고 좀 더 환하게 만들고 싶었죠.”


그의 뜻이 통한 것일까, 인적 없고 어둡기만 했던 골목길은 1년 전부터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디저트카페와 음식점들이 속속 문을 열기 시작해 활기를 찾았다.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은 저마다 본인 이름이 적힌 쿠폰에 도장을 받는다. 더러는 9개가 찍혀 커피 한잔을 무료로 받기도 한다. 30개의 도장을 가득 채운 쿠폰 100여장이 카운터에 놓여있을 정도로 단골고객들로 점심때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썰렁했던 이 골목길은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의 맛집 투어로 소문을 타면서 의미도 불분명한 ‘운리단길’로 불리며 SNS로 퍼져 나갔다.
“운리단길은 이곳 의미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물론 시대에 맞게 이름을 부를 수는 있지만 이 길은 직지를 만든 흥덕사지에서 이름을 딴 흥덕로 잖아요.”


호재도 있다. 청주시는 흥덕로를 비롯한 운천, 신봉동 일대를 대상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계획해 현재 국토교통부 공모에 신청중이다. 선정되면 4년간 국비 100억과 시비 67억 원 등 총 167억 원이 투입된다. "주변 건물주들이 모여 가게 월세를 높이지 말자고 합의했어요. 그래야 젊은이들이 오고 동네가 살아난다고요.”


아메리카노 값이 1500원에 다른 커피 값도 2500원이 넘지 않지만 커피 맛은 진하면서 뒷맛은 깊이있게 다가온다.
“잘 아는 지인을 통해 특별히 브랜딩한 원두를 가져와요. 싸다고 결코 맛없는 커피는 아닙니다. 그저 동네가 밝아 졌으면 하는 바람뿐이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