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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노인복지마을 국화꽃, 우리가 재배했죠”
2002. 10. 11 by 충청리뷰
신세대 할아버지’ 오정근·김학수·장기원씨의 신나는 인생

지금 청주 노인복지마을에 가면 그윽한 국화향기에 취할 수 있다. 활짝 꽃을 피운 400여개의 화분은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가을’을 느끼게 한다. ‘신세대 할아버지’ 오정근(68·사진 오른쪽)·김학수(62)씨는 원예반 자원봉사자들로 실버대학 학생들에게 국화재배법을 가르쳐 꽃을 피우게 한 주인공들이다.
실업계학교 교사 출신인 이들은 얼마전 자녀를 만나기 위해 미국방문길에 나선 장기원(66)씨까지 합쳐 학교 재직시부터 ‘단짝 친구’였다. 학교를 퇴직한 후 찾은 것이 자원봉사자. 김학수씨는 “그동안 남의 도움을 받고 살았으니 이제 받은 것을 돌려줘야지. 꽃을 가꿀 때는 힘들어도 활짝 핀 것을 보면 보람있다. 품평회를 해서 꽃을 잘 가꾼 사람들에게 상도 주고, 실버축제 때 전시할 생각을 하니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즐거워했다. 실제 화분에는 실버대학생들의 이름이 죽 붙어 있었다.
이들은 요즘에도 오송 국제바이오엑스포 자원봉사에 나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성모병원 호스피스 활동에도 나서고 청주시내의 각종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수강하는 ‘맹렬 할아버지’ 들이다. 노인복지마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하게 됐다는 오·김씨는 컴퓨터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자랑했다. “우리는 연락도 이메일로 한다”는 오정근씨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컴퓨터 상에서 달력을 만들 정도라고 말해 젊은이 못지 않은 의욕을 과시했다.
“이 곳에 연중 꽃을 피우고 싶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그러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만발한 노인복지마을은 꽃동네가 될 것이다.” 은퇴후의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즐겁고 건강한가를 몸으로 보여주는 이들은 고인쇄박물관 문화학교와 국립청주박물관 단골 수강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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