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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어흥’을 외치며 상당 라이온스클럽(국제 라이온스 협회 356-D 소속) 이항승(65) 45대 회장이 취임했다. 국제 라이온스(L.I.O.N.S)는 ‘Liberty, Intelligence, Our Nation’s Safety’ 라는 슬로건의 문구를 한자씩 따서 만들었다. 이들은 사자처럼 용기 있고 굳세게 활동하자는 바람을 담아 스스로를 ‘라이온’이라고 부르고 모임에서는 대화 끝에 ‘어흥’을 붙인다.
16년차 ‘라이온’인 이 회장은 청주시 수동에서 30년 째 ‘가나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다. 마트를 운영했던 그는 친구의 권유로 출판·인쇄업에 뛰어들었고, 마트, 슈퍼 등에서 요구하는 인쇄·판촉물을 맛깔나게 제작하는 업체로 소문났다.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후부터는 주변사람들을 돕는 일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지인의 권유로 상당 라이온스클럽(이하 클럽)에 입회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주도적으로 해 왔다.
2008년 총무로 일할 때는 클럽의 대표 봉사사업인 ‘각막 이식 수술 지원 사업’을 성사시켰고, 그 공로로 2010년 회장에 취임했다. 열심히 활동하던 그였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건강상의 문제로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 사이 상당 라이온스 클럽의 활동 폭도 좁아져 갔다. 결국 회원들은 건강이 회복된 이 회장을 급하게 구원투수로 재 등판시켰다.
그는 회장 취임사에서 “클럽이 중점으로 추진하는 각막 이식 수술 지원 사업을 강화해 회원을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각막 이식 수술은 각막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 다른 사람의 투명한 각막으로 바꾸어 넣는 수술이다.
항간에는 맹인에게 빛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보통 후천적인 이유로 시력장애를 얻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이들이 수술을 받으면 정상인으로 돌아올 수 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업이지만 전국에서도 몇 개 단체 밖에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다. 각막을 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렵게 성사시킨 각막지원
클럽의 각막 이식 수술 지원사업은 클럽에서 활동하던 한장훈 회원이 정우택 전 지사의 미국행에 동행하면서 시작됐다. 일정 중에 미국 LA 충청향우회를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충청향우회가 마산 무항 라이온스클럽과 함께 각막이식 수술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일행은 청주로 돌아와서 충청권에도 적용할 방안을 모색했다. 당시 총무였던 이 회장이 LA 충청향우회의 주류를 이뤘던 LA 라이온스 클럽 회장과 친분관계가 있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각막 이식수술은 기증 타이밍과 각막공급이 늘 문제다. 국내에서는 각막 기증자 수가 극히 적어 수급하기도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지금도 큰 병원들은 수술희망자가 몇 백 명씩 대기한다.
클럽은 1년에 3~4건씩 지난 12년 동안 약 30명의 사람들에게 빛을 찾아줬다. 이 회장은 “수술이 끝난 뒤 사람들이 앞을 보는 모습을 대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고 수술 후의 감동을 전했다. 그는 지원을 더 늘리고 싶지만 건당 3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수술비용이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클럽은 미국교포들의 도움으로 미국의 사체에서 적출한 각막을 기증받는다. 이후 냉온 보관처리한 각막이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으로 온다. 그곳부터 병원까지 응급구조차량을 통해 각막을 이송해야 하는데, 여기까지 드는 비용이 약 250만원이다. 회원들의 회비로만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의미한 사업을 독려하기 위해 청주시는 시민에 한해 건당 50만원씩 수술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충북도에선 지원이 없는 상황.
이 회장은 “1년 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각막 이식 수술 지원 사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 그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동참이 필요하다. 특히 충북도의 관심을 촉구한다”며 “작은 노력으로 누군가에게 빛을 찾아주는 그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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