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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영동 ‘노근리 학살’ 진상규명 과정 책에 담아
2003. 01. 30 by 충청리뷰
대책위 정구도씨, 부친 정은용씨 이어 〈노근리는 살아있다〉발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대규모 양민학살사건으로 밝혀진 영동 노근리 사건이 〈노근리는 살아있다〉(부제: 50년간 미국과 당당히 맞선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다. 전 세계에 민간인 학살을 고발하고 미국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해 온 ‘노근리 미군 양민학살 대책위원회’(위원장 정은용)의 진상규명 노력을 상세하게 담은 책이다. 저자는 대책위 대변인을 맡고있는 정구도씨(45). 정은용위원장의 아들인 정씨는 부친과 함께 대책위 활동을 주도해 온 장본인이다.
정위원장은 이미 지난 94년 노근리 사건을 자전적 형식으로 써내려간 ‘그대, 우리 슬픔을 아는가’라는 소설을 발간, 노근리의 상처를 처음으로 드러냈다. 이 책은 ‘충청리뷰’를 비롯한 진보적 언론매체에서 노근리 사건을 추적보도한 계기가 됐었다. 이후 99년 AP통신 보도로 노근리 사건이 전 세계에 타전됐고 유가족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섰다. 정씨는 대책위 활동의 뒷얘기와 1960년 부친 정위원장의 사건진정 이후 40년만에 미국정부로부터 유감표명을 받아낸 과정에 대해 기술했다.
“많은 국민들이 노근리 사건이 이제 끝난 것처럼 오해하고 있다. 미 정부는 진정한 사과( Apology)도 없이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감(Regret) 표명만 했을 뿐 실질적인 배상도 하지않고 있다. 노근리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여중생 장갑차 압사사건처럼 여론이 들끓으면 적당한 유감표명으로 모면하고 덮어두려는 속셈이다. 두 가지 사건이 한미관계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씨는 노근리 학살현장에서 당시 2살, 5살이던 형과 누나를 잃었다. 정씨 부자는 지난해말 서울 광화문의 효순·미선양 추모 촛불집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죽은 자은 있지만 죽인 자는 없는’ 미국의 오만한 태도에 함께 공분했다. “노근리사건 보도이후 한국전쟁중 미군 양민학살 사건으로 접수된 것만 60여건에 달한다. 미국은 노근리에 추모비 하나 세우는 것으로 모든 사건을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이런 눈가림식의 태도가 노근리 사건을 풀지못할 미래의 사건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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