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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러시아 가곡의 전도사 신지석 테너
2003. 02. 20 by 충청리뷰
“러시아 음악, 한국의 정서와 꼭 닮았다”

신지석 테너(사진·35)의 유학경로는 좀 특이하다. 99%가 이태리나 유럽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오는 데 반해 그는 불모지와 다름없는 러시아를 택했다.
사회주의 문호가 개방된 후 거의 첫주자에 해당하는 신씨는 95년에 러시아로 떠났고 99년도에 레닌그라드 음악원을 졸업했다. 레닌그라드 음악원은 차이코프스키가 1회 졸업생으로 세계적인 명문으로 꼽힌다. 이후 그는 2년동안 국립오페라극장인 마린스키 극장에서 솔리스트로서 활약했고 2001년 한국에 귀국했다.
러시아를 택한 이유를 묻자 “이태리나 유럽의 경우 한국유학생들이 이미 포화상태다. 그러다보니 레슨비가 오가는 등 잘못된 관행들도 만연해있다. 새로운 곳에 가서 부딪쳐보고도 싶었고 순수하게 음악만을 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음악,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모래시계’의 삽입곡을 떠올려보면 그 정서를 대충 느껴볼 수 있다. 그는 “러시아음악은 한국의 한(限)의 정서와 많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유독히 전쟁과 추위가 많았던 나라 러시아에서 세계적인 예술가가 많이 배출된 것도 이러한 환경 때문인지 모른다.
러시아는 1700~1800년대 클래식음악의 꽃을 피웠던 곳이다. 단지 사회주의국가여서 통로가 막혀있었을 뿐이라는 것. 러시아 음악은 요즘 국내에서도 활발히 소개되고 있다.
러시아 유학파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그는 공연때마다 러시아 가곡을 꼭 부르려고 애쓴다. “3월에 예술의 전당에서 있을 신춘음악회에서는 러시아가곡 ‘스페이드의 여왕’을 부를것이다. 러시아가곡은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아 악보 구하기도 힘들다. 이번에도 악보가 비행기로 날라온다.”
그는 학업의 끈을 놓지않고 방학때마다 러시아를 오가며 박사과정도 밟고 있다. 게르친교육대학에서 러시아음악과 한국음악의 정서와 공통점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는 충북오페라단, 예술가곡연주회, 아르모심포니교향악단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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