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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떡볶이를 원하시나요?”
2003. 02. 28 by 충청리뷰
일번가 떡볶이 이진선씨
18가지 천연조미료 넣은 고급품 선언
수십편의 자작시도 눈길모아

“떡볶이를 원하시나요?” 서문동 apm 건물뒤 떡볶이 밀집촌 중 ‘일번가 떡볶이’의 이진선(사진·51)씨가 손님을 향해 멘트를 날린다. “어떤 맛을 원하시나요? 매운맛, 짠맛, 싱겁게 손님의 식성에 맞춰드립니다” 그는 손님의 기분도 식성도 맞추는 맞춤형 떡볶이를 선보인다.
이러한 맞춤형 떡볶이가 가능한 것은 이씨가 5년동안 개발해왔다는 사과, 배 등 천연재료 18가지를 넣어 만든 특별소스 덕분이다. 화학조미료에 찌든 길거리음식에 반기를 든 이씨는 “길거리 음식을 보면 ‘먹고죽자’로 가는 것 같아요. 기름은 오래돼서 까맣고 색소를 넣은 튀김들을 보면 저걸 어떻게 먹고 사나 하는 안타까운 맘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5년전 이곳에 일번가 떡볶이 간판을 건 순간부터 천연조미료 개발에 들어갔고 ‘화학조미료 쓰지 않기’운동을 실천했다. 그래서 이곳엔 단골손님들의 발걸음이 늘 끊이지 않는다. 꼭 술을 마시면 시원한 오뎅국물로 해장을 하는 아저씨들로부터 시집간 새댁이 다시 이곳을 찾아온 얘기까지 이곳의 이야기보따리들도 그동안 맛을 더해갔다.
또한 이씨가 내놓는 음식들은 저마다 비법이 숨겨져 있다. 오뎅국물은 한방재료및 14가지의 천연재료를 넣고 맛을 우려내며 오뎅은 안익은것, 반쯤 익은것, 푹익은 것으로 구분해 놓는다. 튀김은 튀김가루와 밀가루에 양념을 첨가하여 기름이 많이 묻어나지 않는 단백한 맛이 특징이다.
“하나하나가 내게 작품이예요, 떡볶이 장사를 하며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이제 특허도 내고 체인점도 낼 것입니다” 둘째아들에게 가업을 물려주고 싶다는 이씨. 그의 가게에는 음식도 작품이지만 이씨가 직접 써놓은 시들도 감칠맛을 더한다. 아들에게, 남편에게 쓴 잔잔한 시들이 마음을 적신다.
“아주 옛날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시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지만 차곡차곡 정리해서 조만간 시집도 출간할 것입니다”
일번지 떡볶이의 오픈시간은 오후12시부터 11시까지다. 이씨는 아파도 그 시간동안 자리를 지킨다. 맛있는 떡볶이를 먹으러 찾아온 손님들과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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