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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남에게 베푸는 사업, 이렇게 즐거워요”
2003. 03. 21 by 충청리뷰
청원군보건소 반순환씨가 과중한 업무에도 신나는 이유

지난 1월 급감하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청원군이 실시한 출산장려정책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군은 아이를 낳은 가정에 35만원 상당의 출산용품을 지급해 많은 여성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이 업무를 맡고 있는 청원군보건소 반순환(모자보건 담당)씨. 그는 덕분에 일거리를 집으로 가져가 해오는 날이 늘었다. 지난 82년 청원군 남이면 구미리 보건진료소에서 보건행정업무에 첫 발을 들여놓은 그는 충북도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을 실시한 뒤로 업무가 부쩍 늘었어도 반씨의 반응은 ‘즐겁다’는 것이다. “업무가 과중해도 기분이 좋다. 남에게 베푸는 사업이라 그런 것 같다. 한 달에 트럭 1∼2대 분의 출산용품이 나갈 정도로 일이 많고, 물건을 옮기느라 여기저기 멍이 들었지만 기쁘다. 다른 사람과 일을 똑같이 해도 모두 고맙다고 하니 이보다 더 한 보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2002년 2월말 83명이던 임부가 2003년 2월말에는 444명으로 대폭 늘어 청원군의 ‘인구늘리기’ 정책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임부들이 각 보건지소에서 산전 검진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병원으로 발길을 돌렸으나 이제는 보건소의 질높은 서비스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
반씨는 “이번에 보건기관을 새롭게 인식시킨 것 같다. 전에는 영세민들만 이용하는 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모든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얼마전에는 괴산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뉴스를 보니까 청원군에 가면 서비스를 잘 받을 것 같더라”며 아이를 데리고 청원군으로 이사를 왔다. 그 아이는 백혈병을 앓고 있었다. 그래서 곧 실태조사를 해서 지원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미리 보건진료소에서 일할 때 주민들이 고부갈등, 자녀교육, 진학, 가정경제문제 등 안가리고 상담해 매우 가깝게 지냈다. 당시 내가 유일하게 자가용을 가지고 있던 관계로 기사 노릇도 많이 했다. 그 때 일이 많았어도 정말 재미있었다”며 요즘 당시에 느꼈던 의욕과 즐거움이 다시 찾아왔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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